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2025.06.04[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일본 언론들은 이재명 한국 대통령이 당선 후 일본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 갈지 촉각을 곤두세우며 앞으로의 한·일 관계를 전망했다. 대부분 이 대통령이 과거 일본에 대해 적대적 자세를 취해 온 점에 대해 경계하면서도 대선 과정 중에는 일본에 대한 우호적인 자세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기대감도 내보이고 있다.
보수 성향의 요미우리신문은 4일 이 대통령에 대해 “대선 과정에서 일본을 중요한 협력 파트너로 규정했다”면서 이 같은 배경에는 국내외에 안정감을 주기 위한 목적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 동시에 이 대통령이 과거 윤석열 정부의 대일 외교 정책을 ‘굴욕외교’라고 비판한 점을 들며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가 진보 정권으로 교체된 데 따라 외교 노선을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경계하고 있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이 대통령이 지난 5월 자신의 유튜브에서 “나는 일본 국민에게 매우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다”, “일본을 몇 차례 방문한 적이 있다”고 발언한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닛케이는 “과거에는 일본을 ‘적대국’이라 표현한 적도 있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진보 성향의 아사히신문도 이재명 정권이 들어선 후 한·일 협력 기조가 이어질지에 대해 일본 정부 내에서 경계와 낙관이 엇갈린다고 보도했다. 아사히는 이 대통령이 2023년에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명 ‘처리수’) 해양 방출에 대해 ‘단식’으로 여론에 호소했으며 윤 전 정권의 대일 외교를 강하게 비판해왔다고 전했다.
다만 이 대통령이 선거 과정에서 밝힌 정책 기조와 최근 국제환경을 토대로 한 낙관론도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외무성 간부의 말을 인용해 한국을 둘러싼 현재의 국제 상황을 고려할 때 한·일 협력 관계가 필수적이며, 한국 측도 일본과의 관계를 깨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이니치신문도 이 대통령이 국익 중심 실용 외교를 내세우고 있지만 일본 내에서는 한·일 관계가 변할지에 대해 우려가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 북·러 협력, 중국의 해양 진출 등 양국을 둘러싼 안보 환경이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으며,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이 대통령에게 “전화 회담으로 협력을 요구해갈 생각”이라고 전했다.
지지통신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등 국제 일정을 거론하며 “이시바 총리가 이달 중 한·일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조율을 서두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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