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7개월 만에 1350원대…대선 뒤 원화 강세 이어질까

  • 정치 불확실성 해소에 외국인 자금 유입

  • 환율조작국 지정·관세 협상 이슈 맞물리며

  • 달러 약세 압력도 확대…연간 하단 13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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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2거래일 연속 1350원대에 마감하며 약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대통령 선거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와 외국인 자금 유입 등 호재가 이어지면서, 시장에서는 당분간 원화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2.0원 하락한 1356.4원을 기록했다. 2거래일 연속 1350원대 마감이자, 지난해 10월 중순 이후 약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6원 오른 1361.0원에 개장해 장초반 1364.4원까지 올랐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 고용 호조로 경기 침체 우려가 완화된 가운데, 미·중 무역 협상 진전 기대감이 달러 강세를 뒷받침했다.

다만 국내 증시로 외국인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면서 오전 10시 22분께 1360원을 밑돌더니 장중 1355.6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지난 3일 대선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외국인의 투자 심리가 빠르게 회복된 영향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원화 강세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미국이 주요국과의 관세 협의 과정에서 환율을 핵심 안건으로 다루면서 달러 약세 압력이 커지고 있어서다. 실제로 상호관세 조정 움직임 이후 유로화·위안화 등 주요국 통화 가치는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다.

특히 지난 6일 미국 재무부는 지난해 11월에 이어 다시 한번 한국을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다. 이미 예견됐던 사안이지만, 최근 미국과의 환율 협상이 민감한 이슈로 떠오른 만큼 지정 연장이 향후 원화 절상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세 유예 종료가 한 달 남은 상황에서 미국의 환율 관련 요구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신정부 출범과 외국인 자금 유입, 주가 상승 등 국내 요인도 원화 강세에 힘을 싣고 있다. 올해 원·달러 환율의 연간 하단은 1300원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도 "올 하반기에는 관세 정책 리스크 완화로 셀(Sell) USA가 아닌 바이(Buy) USA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며 "하반기 미국의 재정 리스크가 완화된다면 국채 금리 둔화 압력으로 작용하면서 달러화 가치를 일정 부분 지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정부의 내수 경기 부양 기대 역시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국내 증시가 강세를 보이며 외국인 순매수세가 이어진 만큼, 당분간 원화 강세 흐름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다만 오는 17~18일(현지시간) 글로벌 달러 가치의 방향성을 좌우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등 대외 변수도 여전히 남아 있어 환율 변동성에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 연구원은 "분위기로 봐서는 추가 강세 가능성이 열려있지만 이미 관세 관련 이슈와 신정부 정책 기대감이 환율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다"며 "하반기 미국 경기 반등을 전제로 하면 환율은 연말 1350원대에서 마감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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