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구단은 지난 25일 기성용과 결별을 발표하면서 "이번 결정은 올 시즌 서울 선수단 운영 계획에서 기회가 없음을 확인한 기성용이 남은 선수 인생에 있어 의미 있는 마무리를 위해 더 뛸 수 있는 팀으로 가고 싶다는 요청을 해왔고 이를 구단이 수용하며 이뤄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기성용은 2006년 서울에서 프로에 데뷔해 2009년까지 뛰다 2010년 1월 셀틱(스코틀랜드)에 입단했다. 이후 스완지 시티, 선덜랜드, 뉴캐슬 유나이티드(이상 잉글랜드), 마요르카(스페인) 등을 거치며 11년 동안 유럽 무대에서 활약했다. 그러다 지난 2020년 7월 친정팀 서울로 복귀했다.
그러나 지난해 김기동 감독이 서울에 부임한 뒤 기성용의 입지는 좁아졌다. 지난해 20경기, 올해 8경기 출장에 그쳤다. 최근에는 부상을 털고 훈련에 복귀했지만,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기성용의 차기 행선지로는 박태하 감독이 지휘하는 K리그1 팀 포항이 유력하다.
축구계 관계자는 "박 감독은 베테랑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사령탑"이라면서 "기성용은 포항에서 원하는 출전 시간을 어느 정도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팀에 베테랑 선수가 많은 포항은 좋은 미드필더 자원을 얻었다. 서로 '윈윈(win-win)'인 이적이 될 것"이라고 봤다.
기성용은 서울 구단의 발표가 있던 날 저녁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심경을 밝혔다.
기성용은 "얼마 전 감독님과 대화를 통해 앞으로 팀 계획에 없다는 것을 듣게 됐다. 은퇴하는 시점이라 생각했는데, 가족들과 믿고 의지하는 축구인들이 아직은 선수로 충분하다고 만류했다"면서 "혼란 속 냉정히 스스로를 들여보다니 아직 더 뛸 수 있고, 더 뛰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단 몇 분을 뛰더라도 뛰고 싶은 이 마음을 억지로 사그라뜨리는 것이 선수로서 괴롭고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서울에 (이적하겠다는) 마음을 말씀드리고 나를 필요로 하는 팀을 기다리고 있을 때, 박태하 포항 감독님께서 가장 먼저 내가 필요하다고 연락을 주셨다. 그래서 이적을 결정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기성용은 올해까지 K리그 10시즌째를 보내고 있다. 통산 198경기에 나서 14득점, 19도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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