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세계화 이끄는 K소스…식품업계 주도권 경쟁 본격화

  • 올해 소스 수출 4억 달러 돌파 전망

  • 제조사 인수·B2C 강화 전방위 투자

삼양식품 불닭소스 이미지삼양식품
삼양식품 불닭소스 [이미지=삼양식품]

'K-소스'가 식품 산업의 핵심 자산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식 세계화 흐름과 맞물려 수출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국내 식품기업들은 소스를 브랜드 경쟁력의 중심축으로 인식하고 대대적인 투자에 나섰다. 제조사 인수부터 B2C 제품군 강화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 움직임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최근 라면 수프·소스 전문 제조업체인 지앤에프(G&F)의 지분 전량을 약 600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그동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에 의존해왔던 수프와 소스 원료를 직접 생산하며, 간판 제품인 불닭볶음면의 수요 확대에 선제 대응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농심그룹의 지주사 농심홀딩스도 지난 1일 조미식품 전문기업 세우의 지분 100%를 약 1000억 원에 인수하고 자회사로 편입했다. 세우는 오랜 기간 농심의 핵심 수프 원재료를 공급해온 회사다. 이번 인수를 통해 농심은 원재료 수급의 안정성과 그룹 차원의 제조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하게 됐다.

내재화뿐만 아니라 소비자용(B2C) 제품군을 확장하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CJ제일제당은 최근 '백설 덮밥소스' 시리즈를 통해 이국적인 맛과 한식 메뉴를 혼합한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대상은 최근 청정원 브랜드를 통해 저당·저칼로리 트렌드를 반영한 '로우태그(LOWTAG)' 라인업을 선보였다. 롯데웰푸드는 중식 메뉴를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쉐푸드 요리킥'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 중이다.

이 같은 변화는 세계 시장에서의 K-소스 수요 증가와 맞닿아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소스류 수출액은 3억9976만 달러로 집계돼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4.1% 증가한 수치다. 업계는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경우, 올해 수출액이 4억 달러를 무난히 넘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식품기업들은 소스가 해외 소비자에게 한국 음식을 자연스럽게 접하게 하는 '첫 관문' 역할을 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소스 하나로 시작된 경험이 다른 한식 메뉴로 자연스럽게 확장되면서 결과적으로 K푸드 전반에 대한 접근성과 친숙도를 높이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주요 수출국의 식문화와 입맛에 맞춘 맞춤형 제품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스는 단순한 조미료를 넘어, 브랜드 정체성과 식문화를 함께 전달하는 콘텐츠로 진화하고 있다"며 "생산 주도권과 글로벌 공급 역량을 갖춘 기업이 향후 식품 수출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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