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모형과 인도 국기.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인도 최대 정유사가 미국 등 북미·중동산 원유 수입을 늘린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도에 러시아산 원유 수입 중단을 압박하자 인도 정부가 반발한 가운데 나온 움직임이어서 이목이 쏠린다.
로이터통신은 4일(현지시간) 무역 소식통 4명을 인용해 인도 국영 정유사 인도석유공사(IOC)가 최근 미국·캐나다·중동에서 입찰을 통해 9월 인도분 원유 총 700만 배럴을 구매했다고 보도했다.
IOC는 미국산 450만 배럴, 캐나다산 50만 배럴,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산 200만 배럴을 확보했다. 2명의 소식통은 이런 구매량이 평소보다 늘어난 것으로, 이는 부분적으로 러시아산 원유를 대체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 소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인도는 막대한 양의 러시아산 석유를 구매할 뿐만 아니라 구매한 석유의 많은 부분을 공개 시장에서 판매해 큰 이익을 얻고 있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그들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전쟁 기계에 의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고 있는지 신경 쓰지 않는다”며 “이 때문에 나는 인도에 대한 관세를 상당히 올릴 것”이라고 공언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에도 인도에 대해 같은 문제를 지적하면서 25% 상호관세와 함께 ‘벌칙’을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7월 30일 이후 IOC, 바라트석유공사(BPCL), 힌두스탄석유공사(HPCL) 등 인도 국영 정유사들은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이들 정유사는 정기적으로 러시아 원유를 구매해왔다.
로이터가 입수한 무역 자료를 보면 상반기 인도의 러시아산 석유 수입량은 하루 평균 약 175만 배럴로 전년보다 1% 늘었다.
인도 정부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과 관련해 아직 어떤 정책 변화도 없다는 입장이다.
란디르 자이스왈 인도 외무부 대변인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성명을 통해 “인도를 타깃으로 삼는 것은 정당하지 않으며 불합리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인도는 우크라이나 충돌 발발 이후 (인도로 오던) 전통적 공급 물량이 유럽으로 가면서 러시아에서 수입하기 시작한 것”이라며 “국익과 경제안보를 지키기 위해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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