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1% 청신호] 반도체 호조에 경상수지 흑자 '역대 최대'...美 관세 리스크는 '변수'

상하이의 한 항구에 선적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사진AFP연합뉴스
상하이의 한 항구에 선적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사진=AFP연합뉴스]
올해 6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자동차와 철강 등이 미국 관세 영향을 받아 수출이 감소했지만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실적이 개선되면서 0%대로 전망됐던 경제성장률에도 청신호가 들어오고 있다. 다만 미국이 조만간 반도체·의약품 등 추가 품목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보여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반도체·의약품 쌍끌이..."하반기도 양호한 흐름"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6월 경상수지가 월간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데는 반도체·의약품을 중심으로 수출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

전체 수출은 603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3% 증가했다. 반도체, 컴퓨터 주변기기 등 정보기술(IT) 품목의 호조가 이어졌고 비(非) IT품목 수출도 의약품 등을 중심으로 늘어난 결과다. 

통관 기준으로 보면 반도체 수출은 151억5000만 달러로 11.3% 증가해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 의약품(51.8%)·컴퓨터 주변기기(13.6%) 등의 증가율이 높았고, 화공품(-7.7%), 승용차(-2.1%) 등의 감소세는 다소 둔화된 모습이다.

같은 기간 수입은 472억1000만 달러로 0.7% 늘어나며 석달 만에 증가 전환했다. 자본재(14.8%), 소비재(7.6%)는 증가세를 보인 반면 원자재(-6.4%) 감소폭이 축소된 결과다.

이러한 흐름 속에 상반기 경상수지는 총 493억7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한은이 지난 5월 전망한 연간 경상수지 흑자규모(820억 달러)의 절반을 넘어섰다. 당시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 전망치를 820억 달러로 제시하면서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378억 달러와 441억 달러를 예상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한국 경제가 회복을 향해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1국장은 "하반기 경상수지는 관세 정책이 수출에 조금 부정적인 영향을 주겠지만 반도체 수출 호조가 이어지고 배당 수입이 계속 많이 들어오면서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관세 협상 타결했지만...남은 불확실성 '여전'

한국은 미국과 협상을 통해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와 1000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에너지 구매 등을 조건으로 관세율을 기존 25%에서 15%로 낮추는 데 합의했다.

여기에 반도체 등 미래 전략산업에 대해 추가 관세가 부과되더라도 '가장 낮은 세율'이 적용된다는 조항도 포함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고율 관세의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특히 미국이 유럽연합(EU)과 반도체에 대해 15% 품목관세를 부과하기로 합의한 만큼 한국도 이와 유사한 수준에서 관세가 결정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불확실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협상을 통해 세율을 낮췄다고 해도 기존보다 관세율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또 미국이 최혜국 대우를 약속했더라도 모든 국가에 일률적으로 높은 반도체 관세를 부과할 경우 한국도 이를 피해가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수출 전망은 보수적으로 바뀌는 모습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은 3분기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3~4% 줄어든 1670억 달러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2분기 철도·방위산업 대규모 중장기 수주 영향으로 수출선행지수가 일시적으로 반등했지만 수출 경기 위축 신호는 계속 유지되면서 수출 둔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한국무역협회도 올해 한국 수출 전망을 기존 1.8% 증가에서 2.2% 감소로 수정했다. 관세 여파와 글로벌 수요 둔화를 반영한 결과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역시 '8월 경제동향'을 통해 "향후 선제적 수출의 효과가 축소되면서 반도체 수출의 높은 증가세가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 미국의 반도체 관세 부과는 대(對)미국 수출뿐 아니라 여타 국가로의 수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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