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 "미·러 회담 '빈손' 트럼프, 한·미 정상회담 성공 원할 것"

"하노이 북·미 노딜과 유사...트럼프 연달아 실패 좋아하지 않아"

이재명 대통령(왼쪽)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미·러 정상회담에서 성과를 내지 못한 만큼 오는 25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뚜렷한 성과를 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18일(현지시간) CSIS 팟캐스트에서 지난 15일 알래스카 미·러 정상회담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큰 승리는 아니었다”며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의 ‘노딜’ 상황에 비유했다.
 
차 석좌는 미·러 정상이 원래 계획했던 오찬도 하지 않고 회담을 종료했다며 “당시 그는 협상 타결이 없다면서 회담(장)을 일찍 떠났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에서 김정은에게 한 것과 다르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연속 실패를 싫어한다”며 “아마 다음 주 성공을 원할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는 한·미 정상회담에 좋은 징조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드 사일러 CSIS 선임고문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 간 분위기가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여느 보수주의자 못지않게 미국 대통령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이미지를 보여줄 것”이라며 “두 정상이 어떤 수준에서 관계를 잘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미 정상회담은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의 백악관 회담 같은 외교 참사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기까지 걸어온 길을 알기 때문에 그가 믿을 만한 상대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사일러 고문은 한·미 간 대북정책 공조 가능성을 주목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빠른 상호작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고, 이는 이 대통령에게 성과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對)중국 견제와 관련해 이 대통령으로부터 더 강경한 공개 입장 표명을 요구할 경우 갈등이 빚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