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發 고용 양극화] 美 빅테크에 모이는 세계 최고 두뇌들…"시작에 불과"

  • 미국 빅테크 임직원 10만명 감축…MS, SW 개발자 40% 감원

  • AI 코딩, SW 개발자 역할 대체 가속…AI 개발자엔 연봉 1000억 제시

  • SW 개발자 역량 변화 필요…팀 관리 및 협업 등 관리자로의 역할

사진아주경제 그래픽
[사진=아주경제 그래픽]

초급 개발자들이 일할 자리는 인공지능(AI)에 밀려 점점 없어지고 있지만, 숙련된 개발자에 대한 수요는 급증하면서 이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특히 미국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격화되고 있다. 최근 메타가 개발자 연봉 1000억원대를 제시하는 등 최고급 개발자 유치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반면, 일반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대규모 해고되는 양상이 나타나며 글로벌 현상으로 자리잡고 있다.

28일 AI 업계에 따르면 구글·메타·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10만명이 넘는 인원을 감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MS의 올해 누적 해고 규모는 약 1만7000명에 달한다. 앞으로 9000명을 추가 감원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특히 MS는 최근 구조조정을 통해 본사 직원 2000명을 감축했는데 이 가운데 800명이 소프트웨어 개발자였다. 전체 감원 규모의 40%를 차지했다. 

이는 빅테크 기업 상당수가 개발 영역에 AI를 활용하면서 기존 소프트웨어 개발자 역할의 상당 부분을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는 "MS 내부 코드 20~30%는 이미 AI에 의해 작성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CEO도 "내년에는 AI가 메타 개발 과정 중 절반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AI 기반 코딩 확산으로 인해 미국에서 신입 개발자 채용 문도 닫혔다. 최근 뉴욕 연방준비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컴퓨터과학과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22~27세 대졸자들의 실업률은 각각 6.1%와 7.5%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생물학과 미술사 전공자들의 실업률은 이의 절반인 3%로 집계됐다. 

반면, 고급 개발 인재 유치를 위한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대부분 AI 모델을 연구·개발하는 숙련된 개발자들이다. 글로벌 AI 기업 엔지니어의 평균 연봉 패키지는 연 300만~700만 달러(약 40억8000만~95억3000만원)로 알려졌다.

특히 메타가 대규모 보상 패키지를 통한 AI 인재 유치에 적극적이다. 최근 영입한 AI 인재에 최고 1억 달러(약 1371억원)의 보상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의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자를 영입했고, 최근 두 달 사이 10명 이상의 오픈AI 출신 연구원을 영입했다. 

챗GPT 개발사 오픈AI도 인재 유출 방지에 나섰다. 회사의 최신 AI 모델 'GPT-5' 출시 전날, 연구·개발 인원 1000명에게 보너스를 지급했다. GPT-5 개발에 헌신한 연구원은 최고 수백만 달러의 보너스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숙련 개발자 영입을 위해 막대한 자본력을 쏟아부으며 AI 시대 개발 인력 격차는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SW 개발자에 요구되는 역할이 코딩 위주의 단순 개발 역량보다는 AI와 소프트웨어 설계 역량으로 확대하고 있어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단순 개발을 넘어 팀 관리, 협업 등 전체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관리할 수 있는 개발자를 육성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AI 업계 관계자는 "AI가 단순 반복 작업을 대체하면서 초급 개발자의 채용 수요는 감소하고 있지만, 경기 침체 상황에서도 고급 SW 개발자 공급 부족 현상은 심화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채용 변화에 따라 정부의 SW 개발자 교육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코딩 자체 역량보다는 AI와 소프트웨어 설계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 지원 강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8일 오전 과학기술 인재 확보를 위한 산학연기관장 조찬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배경훈 장관이 참석한 간담회에서는 과학기술인재 유출 방지를 위한 정책 마련을 위한 논의가 진행된다.

과학기술 인재 유치는 새 정부의 역점 사업 중 하나다. 최근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새 정부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AI 인재에 대한 '병역특례제도'를 부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AI 분야 석·박사(대학원생)를 전문연구요원으로 우선 배정할 방침이다. 전문연구요원 제도는 과학기술 인력 확보를 위해 일정 자격을 갖춘 이공계 졸업자가 병역의무를 대신해 민간 연구소 등에서 근무하도록 하는 제도다. 현행 제도에선 소재·부품·장비(소부장)과 반도체 분야를 명시하고 있지만, 병무청 고시 개정을 통해 'AI 분야'를 추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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