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일자리 공동화] 조선소 야드도, 공장 컨베이어 벨트도...청년들 '텅텅'

  • 한국 제조업 평균연령 4.5세 증가

  • 신규 채용 줄고 청년 선호 감소 원인

  • 자동차·조선 노령화 지속...해법 찾아야

사진아주경제DB
[사진=아주경제DB]

제조 기업의 신규 채용 규모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조직 내 노령화 진전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산업 현장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는 중인 베이비붐 세대까지 은퇴하면 부족한 일손을 해외에서 찾아 오거나 로봇 등으로 대체할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청년 채용 확대를 위해 세제 혜택을 포함한 다양한 인센티브 제공이 시급하다고 조언한다. 또 청년들이 중소·중견 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자연스럽게 이직하는 영미식 '스텝 바이 스텝' 구조가 정착될 수 있도록 사회적 인식 전환과 더불어 제도 개선도 병행될 필요가 있다. 

31일 KDB미래전략연구소의 '기업 인력 고령화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전체 근로자의 평균 연령은 2010년 39세에서 2023년 43.8세로 4.8세 증가했다. 이 추세가 이어지면 2030년 이후 50세를 넘고 2050년에는 53.7세로 치솟을 전망이다.

노령화가 가장 빠른 산업은 13년 새 근로자 평균 연령이 9.6세 늘어난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이다. 근로자 평균 연령이 38.6세에서 43.1세로 4.5세 늘어난 제조업보다 2배 이상 빠르다. 다만 이는 정부가 실버산업 육성을 위해 정책적으로 해당 분야에 대한 은퇴 후 재취업을 적극 유도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전체 산업 내 비중이 26.8%에 달하는 제조업과 평균 연령이 6.2세 급등하며 급격히 늙어가는 건설업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고 입을 모은다. 제조업 평균 연령이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기업들의 신규 채용 감소 때문이다.

정부 지원 없이는 노령화 속도를 늦출 수 없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이 인재 확보에 더 많은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제도 개선을 포함해 강력한 서포트에 나서야 한다"며 "과거에는 신규 채용 시 법인세를 깎아주는 등 다양한 혜택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관련 지원책이 약화하거나 아예 없어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청년층의 제조 기업 외면 현상도 노령화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제조업보다는 정보통신(IT)이나 금융업을 선호하고 임시·단기근로 일자리를 구하더라도 숙박과 요식업을 더 선호한다. 실제로 같은 기간 IT업과 금융업은 평균 연령이 각각 1.6세와 3.4세 증가하는 데 그쳐 제조업과의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특히 IT업은 평균 연령이 국내 전체 산업에서 유일하게 30대에 머무는 중이다. 숙박·요식업도 3.7세 상승하며 평균 상승률을 밑돌았다.

청년들이 제조업을 선호하지 않는 이유로는 △취업 남방한계선 △열악한 임금 조건 △안전하지 않은 근무 환경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대체 일자리 증가 등이 꼽힌다.

재계 관계자는 "팬데믹으로 사회 관계가 단절되면서 최근 수년 새 청년들의 사회성이 많이 약화하고 SNS(소셜서비스)를 통해 습득한 단편적인 정보를 맹신하는 성향이 강화됐다"며 "이로 인해 대기업 선호가 급증하고 반대급부로 중소·중견기업 취업을 부정적으로 보는 인식도 덩달아 확산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중소·중견기업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주니어 경력 공채나 일반 경력 공채 등을 통해 대기업으로 일자리를 옮기는 사례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는 만큼 정부와 기업이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할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도 함께 나온다.

제조업 분야별로 보면 노령화가 가장 급격한 업종은 평균 연령이 7세나 높아진 섬유제품 부문이다. 국내 섬유제품 산업은 이미 중국발 저가 공세로 인해 초토화됐고 청년층 신규 유입은 '0'에 수렴한다는 분석이다.

제조업 꽃인 자동차와 최근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등으로 주목받는 조선업도 노령화를 피하지 못했다. 자동차는 2010년 평균 연령 38.8세에서 2023년 43.9세로, 조선업은 38.8세에서 44.4세로 증가했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신규 채용과 청년층 유입이 지속되고 있지만 베이비붐 세대가 주축이 된 강성 노조가 정년 연장과 은퇴 후 재취업 등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어 평균 연령 증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조선업은 모든 사업장이 취업 남방한계선 아래에 위치해 청년층 유입이 적고 외국인 근로자로의 대체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청년 신규 채용을 위한 정부와 기업 차원의 강력한 지원 및 의지가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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