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전기·이트론·이아이디 사간다는 코아스…또 다른 점프업 발판?

  • 정리매매 기업에 과감히 뛰어든 코아스

  • 가구업에서 바이오까지…확장 이어가는 M&A

  • 재무 건전성 악화…무리수 논란

사진코아스
[사진=코아스]
코아스가 또 한 번 변신 카드를 꺼냈다. 이번에는 증권시장에서 정리매매에 들어간 이화그룹 계열 3사(이화전기·이아이디·이트론)의 주식을 최대 300억원어치 사들이기로 했다. 가구업에서 바이오 신사업으로 뛰어든 데 이어 이제는 상장폐지 수순에 있는 기업들까지 투자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코아스가 '점프업' 발판을 마련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단기 모멘텀을 위한 의도인지 헷갈린다는 얘기가 많다. 본업인 가구업은 수년째 정체 상태이고, 바이오 진출과 연이은 인수·투자로 재무건전성은 이미 좋지 않은 상황이다. 코아스의 선택이 "성장 정체 돌파구를 열 '승부수'라기보다는 위험을 키운 '무리수'"라는 평가도 적지않게 나온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코아스는 전날 경영지배 목적으로 정리매매 중에 있는 유가증권 상장법인 이아이디, 코스닥 상장법인 이화전기, 이트론 3개 회사의 주식을 취득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총 투자금액은 300억원 이내로, 매수 집행은 대표이사에게 일임됐다.
 
코아스는 전날 이화전기 5414만 주를 108억원에 매입해 총 5534만 주(지분율 25.28%)를 확보했다. 추가 취득은 없으며 이아이디와 이트론 지분 매입 여부는 공시되지 않았다. 다만, 이사회에서 정한 총투입액 중 192억원 한도가 남아 있어 추가 매입 가능성도 있다.
 
코아스가 이화전기를 먼저 매입한 이유는 이화그룹의 순환출자 구조를 고려한 전략적 판단으로 분석된다. 이화전기 → 이아이디 → 이트론 → 이화전기로 이어지는 고리 형태의 출자 관계가 만들어져 있어, 특정 지분만 확보해도 그룹 전체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다.
 
정리매매 기업은 상장폐지가 확정된 상태에서 마지막으로 주식을 사고파는 장이다. 통상 투자자들이 발을 빼는 자리지만 코아스는 오히려 뛰어든 셈이다. 코아스는 이화전기공업 인수와 관련해 "순자산가치 대비 10% 수준으로 주식을 취득하고, 지배구조를 개선하며 기존 주력 사업을 정상화해 투자 지분 가치를 높이겠다"고 공시했다.

문제는 코아스의 재무 상태다. 공시에 따르면 한길회계법인은 올해 코아스 반기보고서에 '계속기업 관련 중요한 불확실성' 주석을 달았다. 한길회계법인은 "코아스는 올해 상반기 순손실 91억8900만원, 결손금 85억5300만원이 발생했고, 재무제표 기준으로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481억4500만원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코아스가 계속기업으로서 존속능력에 중대한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함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아스는 최근 가구업에서 바이오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연이어 M&A를 단행하고 있다. 항체 기반 신약 개발 기업 '노벨티노빌리티'에 500억원을 투자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겠다고 발표했고, 3월에는 HLB펩(구 애니젠)에도 50억원 가량 투자해 바이오 진출의 포문을 열었다. 특히 노벨티노빌리티 인수는 단순 매입이 아닌 유상증자, 전환사채, 신주 인수 등 복합적인 방식으로 진행되며 내년 3월까지 순차적으로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어서 변수도 존재한다.

민경중 코아스 대표이사는 "정리매매 중인 종목이라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시장은 이번 매수 시도에 대해 의구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화그룹 계열사와 특별한 연결고리가 없다면 코아스가 인수할 실질 동기나 여력은 부족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단순 투자 목적이라기보다 특정 세력과의 이해관계나 지분 구조 재편을 위한 '기획된 움직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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