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호찌민시 주택 가격 급등…"2억6000만원도 집 구하기 힘들어"

  • 아파트 가격 전년 대비 29% 상승, 단독주택도 9%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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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tdongsan.com.vn(부동산닷컴베트남)에서 호찌민시 주택을 검색했을 때 볼 수 있는 매물 [사진=batdongsan.com.vn 갈무리]

베트남 호찌민시의 주택 가격이 급등하면서 많은 시민들이 '내 집 마련'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베트남 매체 DTiNews에 따르면 최근 카인호아성에서 이사 온 호꾸옥민 씨는 옛 12군, 고밥군, 투득시 지역에서 10채 넘는 주택을 2주 동안 둘러봤지만 약 50억 동(약 2억6000만원) 규모의 예산으로도 만족할 만한 집을 찾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민씨가 찾은 집들은 대부분 좁은 골목에 위치하거나 침수 위험이 있는 지역에 있는 것들이 많았고 심지어 규모마저 작았다.

비슷한 예산으로 집을 둘러보고 있던 직장인 응우옌 티 호아 씨 역시 빈탄이나 고밥처럼 중심 지역에 위치한 주택들은 대부분 너무 낡았거나, 집 구조가 너무 비효율적으로 설계되어 있거나 가격이 터무니없이 높았다고 지적했다. 아파트도 고려 중이지만 이미 가격이 상당히 올라 있었다고 덧붙였다. 호찌민시의 한 부동산 업체 관계자는 "50억 동의 예산을 가진 구매자들은 차량 진입이 가능한 집이나 중심지 입지를 원하는 경우 오랜 기간 동안 매물을 찾아야 하는 일이 흔하다"며 "지방 출신의 구매자일수록 공간에 대한 기대치가 높기 때문에 더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아파트 가격 1년 만에 29% 급등

부동산 컨설팅 업체 CBRE베트남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으로 베트남 단독주택 가격은 ㎡당 평균 1억6000만 동에서 3억 동(약 900~1700만원)사이 수준으로 전년 대비 9% 상승했다. 아파트 가격은 ㎡당 8200만 동에서 2억2000만 동(약 460~1200만원)으로 29%나 올랐다. CBRE의 즈엉 투이 중 이사는 최근 한 포럼에서 "현재 호치민시 개인주택 분양가와 근로자 연평균 소득 간 격차는 176배까지 벌어진 상태"라고 밝히기도 했다.

베트남 부동산업체 띤탄 부동산의 도안 꾸옥 주엣 대표는 아파트 가격이 2024년 대비 15~30%나 상승했다고 언급했다. 특히 구 1군, 3군, 7군, 빈탄군, 투득시의 중심 지구는 아파트 가격이 ㎡당 8000만 동에서 2억 동(약 400~1000만원)에 이르며, 일부 지역은 이보다도 높다고 밝혔다.

그는 가격 상승의 배경으로 여러 요인을 지적했다. 우선 복잡한 인허가 절차로 인한 공급 부족과 토지의 희소성을 꼽았다. 여기에 원자재 가격도 영향을 미쳤다. 예를 들어 집을 짓고 리모델링하기 위해 필요한 강철·시멘트·모래·자갈 등의 가격이 2023년 이후 15~20% 상승했다. 또 화재 안전, 환경, 인프라 등 법적인 규제 강화로 기존에 진행하던 것보다 프로젝트 비용이 20~30% 증가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더불어 고급 주택 위주의 공급 집중, 메트로 1호선, 투티엠2교, 3순환도로 등 인프라 개발, 하노이 자본 유입과 한국·싱가포르 등 외국인 투자 증가 등도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심지어 오래된 아파트 가격조차 개정된 토지법 시행 이후 10~1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엣 대표는 "올해 말까지 중심지역 아파트 가격이 추가로 10~15%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며 "약 20만 달러 수준의 예산을 가진 중산층에게 내 집 마련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여러 지역을 직접 조사하고 가격 흐름과 주택이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매물인지 등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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