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막히니 신용대출로…9월 증가폭, 주담대와 단 1000억 차

  • 주담대 초점 6·27 대책…'코스피 5000 시대' 등 영향

  • 가계대출 새 뇌관 우려

23일 오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돼 있다 사진우리은행
23일 오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돼 있다. [사진=우리은행]

6·27 대책으로 받기 어려워진 주택담보대출 대신 신용대출로 수요가 옮겨가고 있다. 부족한 주택 매수 자금은 물론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까지 증가세에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이에 자칫 신용대출이 추후 가계대출 관리에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19일 기준 104조3335억원으로 전월 말(104조790억원)보다 2545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미 지난 8월 한 달간 증가 폭(1103억원) 대비 두 배 이상이다. 이러한 증가세가 유지되면 9월 증가 폭은 4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5대 은행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607조6714억원에서 608조343억원으로 3629억원 늘었다. 9월 말까지 증가세를 고려한다 해도 1조원에 못 미칠 전망이다. 지난 6·27에 이어 9·7 대책까지 유례없는 초강력 규제가 시행된 데 따라 감소세로 전환된 것이다. 신용대출과 증가 폭 차이는 단 1084억원에 그친다.
 
올해 가계대출 수요가 가장 몰렸던 지난 6월 주담대와 신용대출 증가 폭이 각각 5조8084억원, 1조876억원으로 격차가 4조원 이상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큰 변화다. 그간 가계대출은 통상 주담대가 수조 원대 증가 폭을 나타내며 전체 상승세를 이끌었다. 정부가 가계대출 관리 방안의 중점을 주담대에 두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신용대출은 초강력 대출 규제의 중심에서 일부 비켜나 있는데 6·27 대책으로 주담대를 받기 어려워지자 이를 대신할 자금 조달 통로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 6·27 대책 직후 7월 감소세(-4334억원)로 전환됐던 신용대출은 8월(1103억원)에 이어 9월에도 점차 증가 속도를 회복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정부가 코스피 5000 시대를 목표로 내건 만큼 추후 가계대출 관리에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최근 들어서는 주가 상승으로 늘어난 빚투 수요가 신용대출 증가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날도 코스피 지수는 장중 한때 3494.49까지 오르며 전일 사상 최고치 3482.25를 다시 한번 갈아치웠다.

그럼에도 현재 신용대출에 대해선 차주의 연간 소득 이내 제한만 있다. 고소득자는 신용으로 수억 원을 대출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담보 등 심사가 까다로운 주담대와 달리 받기도 쉬워 급증세로 빠르게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올 하반기 예견된 기준금리 인하도 신용대출 확대를 부추기는 유인이 될 수 있다. 금리가 내려가면 더 낮은 이자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건 물론 예·적금 등 안전자산의 투자 매력을 떨어뜨려 위험자산인 증시로 자금이 이동하며 시장이 더 활황을 띠는 구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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