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김형근 특검보는 23일 정례 브리핑에서 한 총재 수감과 관련한 질문에 "현재 독방에 수감 중"이라고 말했다.
전날 5시간가량 이어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한 총재는 이날 새벽 전격 구속됐다. 심문을 담당한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고 있는 한 총재에 대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통일교의 창시자이자 1대 총재인 고(故) 문선명 총재의 배우자인 한 총재는 문 총재 사후 총재직에 올랐는데, 통일교 총재가 범죄 혐의로 수사를 받고 구속된 건 통일교 창건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특검팀은 한 총재의 구속이 이뤄진 만큼 통일교와 국민의힘의 정교유착 의혹 수사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해당 사건은 2023년 7월 성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했다. 당시 김승희 전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의 딸이 또래를 폭행해 피해 학생이 각막 손상 등 상해를 입었으나, 김 전 비서관의 딸은 겨우 출석정지 10일과 학급 교체 처분만 받았다. 이후 김 여사가 교육부 차관과 통화한 사실이 드러나며 무마 의혹이 제기됐다.
김 특검보는 "수사 중인 사건이 완료되지 않아 특검법 제9조 3항에 따라 내일부터 30일간 수사 기간을 연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초 90일로 정해진 수사 기간은 이달 29일 1차 만료를 앞두고 있으며, 연장 결정이 이뤄지면 다음 달 29일까지 수사가 가능해진다.
아울러 이날 오전에는 김상민 전 부장검사와 이기훈 웰바이오텍 회장에 대한 피의자 심문도 진행됐다. 김 전 검사는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으며, 특검은 뇌물 혐의로 수사 범위를 확대했다. 김 여사 역시 뇌물 피의자로 입건돼 오는 25일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공범 여부도 검토 대상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의 소환 조사는 불출석 사유서 제출로 무산됐다. 권 의원은 2022년 대선 과정에서 통일교 측으로부터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특검은 통일교 자금 의혹 전반을 병행 수사하고 있다.
한편 12·3 비상계엄 관련 외환 의혹과 관련해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내란특검)의 소환 통보를 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은 24일 조사에 불출석 의사를 밝혔다. 박지영 특검보는 브리핑에서 "구두로 윤 전 대통령이 구치소 담당자에게 불출석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내란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에게 '평양 무인기 투입' 등 외환 의혹과 관련해 오는 24일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에 출석하라고 통보한 바 있다.
내란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북한을 도발, 지난해 10월께 드론작전사령부에 평양 무인기 투입 작전 등을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내란특검팀은 수사를 통해 김용현 당시 경호처장이 군 핵심관계자들과 비화폰으로 무인기 작전을 물어본 사실을 파악했고, 대통령 보고서 작성에도 관여하고 윤 전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했다는 내부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 출석과 관련해 "최종적으로 내일 실제 불출석하는지를 보고 추후 재소환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며 "윤 전 대통령께서 현명한 판단을 하실 거라고 기대한다"며 출석을 재차 당부했다.
한편 내란특검팀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상대로 청구한 공판 전 증인신문은 한 전 대표의 불출석으로 열리지 않았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31단독(전은진 판사)은 한 전 대표에 대한 증인신문 기일을 열었으나 끝내 한 전 대표는 나타나지 않았다.
법원은 한 전 대표에게 지난 12일과 18일 증인 소환장을 발송했지만, 두 차례 모두 폐문부재(송달받을 장소에 문이 닫혀 있고 사람이 없는 것)로 한 전 대표에게 전달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다시 증인을 소환해 신문을 진행하고자 한다"며 "오는 10월 2일 오전 10시로 차회 기일을 지정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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