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아마존 뷰티 인 서울' 행사에서 윤상현 한국콜마 부회장이 'K뷰티 화장품 브랜드의 성공'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콜마그룹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 속에서 26일 콜마비앤에이치(콜마BNH) 임시주주총회가 열리며 남매 갈등이 중요한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24일 콜마홀딩스에 따르면 오는 26일 세종테크노파크에서 콜마비앤에이치의 임시주총가 개최될 예정이다. 앞서 창업주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과 장녀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는 주총 개최를 막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 7월 대전지방법원이 콜마홀딩스 손을 들어주면서 주총 개최가 확정됐다.
주총 안건은 △임시의장 선임 △이사 선임 등으로, 이사 후보에는 윤 회장의 장남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과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이 이름을 올렸다.
콜마홀딩스는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으로 주주 불만이 커진 상황에서 최대주주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이사회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콜마비앤에이치는 경영권 간섭을 이유로 맞서면서 남매 간 충돌로 번졌다. 창업주인 윤 회장이 장녀 편에 서자 갈등은 부자 대립 양상으로까지 확산됐다.

콜마비앤에이치 주요 주주 [그래픽=아주경제]
표 대결 구도는 윤 부회장 측이 유리하다는 관측이다. 콜마비앤에이치 최대주주는 지분 44.63%를 가진 콜마홀딩스이며, 윤 부회장은 콜마홀딩스의 지분 31.75%를 갖고 있다. 반면 윤 회장과 윤 대표의 합산 지분은 8.83%에 불과하다. 사실상 윤 부회장이 콜마비앤에이치를 지배하고 있는 셈이다.
윤 부회장이 이번 임시주총을 통해 이사회에 합류할 경우 콜마홀딩스는 콜마비앤에이치 재편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그간 콜마홀딩스는 콜마비앤에이치가 수년간 실적 부진과 미래 전략 부재로 그룹 내 본연의 역할을 상실했다고 지적해왔다. 향후 생명과학 중심의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체질 전환을 추진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콜마홀딩스에 따르면 콜마비앤에이치는 최근 3년간 매출이 7% 줄고, 영업이익은 60% 급감하면서 그룹 내에서 유일하게 역성장했다.
다만 주총 이후에도 갈등 불씨는 남아 있다. 윤 회장이 지난 1일 윤 부회장을 상대로 2016년에 물려준 콜마홀딩스 주식 167만주 중 1만주를 반환하라는 소송을 제기하면서다. 앞서 윤 회장은 지난 2019년 아들에게 물려준 주식 230만주 반환 소송도 낸 바 있다. 해당 소송의 첫 변론기일은 다음달 23일 열릴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남매 갈등이 기업 이미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가족 간 갈등이 소송전으로 번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K뷰티가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시점에 이번 분쟁은 해외 투자자들에게 부정적으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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