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데이터센터(전산실) 화재로 인해 내부에 있던 리튬이온 배터리 팩 384개가 모두 소실됐다.
27일 대전시 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20분께 대전 유성구 화암동 국가정보자원관리원 5층 전산실에서 리튬이온 배터리 폭발로 발생한 불이 이날 오전 6시 30분께 초진됐다. 오전 8시 40분께 재발화했지만 옥내 소화전을 통해 화재를 진압했고 현재는 연기를 빼는 배연작업을 진행 중이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한번 불이 나며 끄기 어렵고 불이 꺼진 것처럼 보여도 다시 발화할 수 있어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 배터리 내부에서 산소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할로겐 소화기로는 불을 끄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고 다량의 물을 지속해서 뿌리거나 수조에 담가 냉각시키는 방법이 최선이다.
많은 물을 살포하면 내부 국가 중요 데이터가 훼손될 우려가 커 서버 보호를 위해 대량의 방수를 하지 못했고, 이로 인해 전산실 온도가 한때 160도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소방당국은 배터리에서 케이블을 분리해 방수작업을 시도했으나, 불꽃이 발생하는 등 폭발 위험이 있어 분리작업을 중단했다. 결국 배터리 열폭주가 계속되면서 리튬이온 배터리 192개가 쌓여 있는 전산실 좌측에서 발생한 불이 우측까지 확대돼 384개가 모두 탔다.
특히 서버의 경우 내부 온도가 장시간 고온으로 지속되면서 공공 데이터 소실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김기선 긴급구조통제단장은 "국가자원이다 보니 데이터 손실을 막기 위해 다량의 물을 투입하기 어려웠다"며 "이산화탄소 등 가스 소화설비를 사용하다 보니 신속한 진화에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연기와 열을 외부로 배출하면서 내부 배터리팩을 물에 담가 반출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불이 완전히 꺼지지 않아 데이터 복구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화재로 전산실 항온·항습기가 고장 나면서 현재 서버의 운영을 완전 중단한 상황이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관계자는 "장비를 조달해 데이터를 긴급 복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일단 불이 완전히 꺼진 뒤에야 시스템 복구를 시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화재는 배터리 교체 작업을 위해 전원을 차단하던 작업 도중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작업하던 업체 직원이 얼굴과 팔에 1도 화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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