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미국과 중국 증시로 눈을 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해외 주식 시장에서 활발한 매수세를 이어간 ‘서학개미’와 ‘중학개미’의 투자 성과는 종목에 따라 뚜렷하게 엇갈렸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월 1일부터 9월 26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에서 총 17조658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국내 증시에서 빠진 자금은 미국과 중국 등 해외시장으로 옮겨갔다.
한국예탁결제원 집계 기준 9월 25일 현재 개인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보관액은 2168억3920만 달러(약 306조1830억원)로 6월 말 1844억5400만 달러 대비 323억8520만 달러 증가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가별로는 미국 주식 보관액이 2분기 말보다 259억7200만 달러 늘어나 가장 큰 증가세를 기록했고, 홍콩 주식은 46억5000만 달러 증가했다.
서학개미들은 비트코인 채굴 기업 비트마인 이머전 테크놀로지스를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서학개미들은 이 종목을 7억7141만 달러어치 사들였고, 비트마인 주가는 같은 기간 49.0% 올라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서학개미들은 이어 유나이티드헬스 그룹(5억5056만 달러)과 엔비디아(4억99만 달러)도 순매수했다. 두 종목은 각각 10.3%, 12.8% 상승하며 서학개미들의 성공적인 투자 사례로 나타났다.
반면 중학개미들은 홍콩 시장에서 순매수 1위 종목인 라오푸 골드를 2981만 달러어치 사들였으나 주가는 같은 기간 31.2% 하락했다. 라오푸 골드는 중국 신생 주얼리 회사로 상장 1년 만에 20배 이상 급등한 바 있다. 급격한 성장세 이후 라오푸 골드는 하락 조정 압력을 받기 시작했는데 중학개미들은 저가 매수 기회라고 판단하고 투자했지만 실패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중학개미들은 샤오미 또한 2708만 달러어치 사들였으나 주가는 8.8% 하락했다.
다만 중학개미들은 같은 기간 중국 로봇 전문 기업 유비테크 로보틱스를 2052만 달러어치 순매수하며 주가가 61.3% 상승하며 수익을 거뒀고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인 SMIC를 1745만 달러어치 순매수하며 63.2%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 속에 전문가들은 당분간 글로벌 증시 변동성 확대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중국 증시 장기 휴장에 따른 금속시장의 수급 공백과 3분기 차량 판매대수 발표로 인한 테슬라 등 기업의 변동성, 연방정부 셧다운 이슈, 트럼프의 개별 산업 관세 부과 등이 변동성 확대 요인”이라며 “옵션 수급에 따른 개별 종목의 변동성 확대도 이어질 수 있어 주식시장은 매일 변동성 확대되는 경향을 보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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