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신사업은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고, 적자가 누적되면서 재무 리스크가 확대됐다. 업계에서는 "이차전지 테마주 프리미엄에 올라타려 했지만, 기술력과 시장성이 뒷받침되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최근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거래정지, 무상감자, 유상증자 지연 등 악재가 이어지면서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반기보고서 기준 소액주주는 5만2008명에 달해 사실상 '주식 감옥'에 갇힌 상태다.
1일 한국거래소 지분정보에 따르면, 이엔플러스 최대주주는 사모펀드 에이팀하모니제1호사모투자합자회사로, 지분율은 2.00%(147만주)에 불과하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눈길을 끄는 점은 글로벌 IB 모건스탠리의 등장이다. 모건스탠리 인터내셔널은 지난 4월30일 장외에서 157만6769주를 사들여 지분율 2.15%를 확보해 최대주주보다 많은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 다만 모건스탠리의 지분 목적은 단순투자로 기재돼 있어 경영 참여 가능성은 없는 상태다.
삼정회계법인은 올해 반기보고서에서도 "회사의 영업손실이 이어지고 누적적자가 쌓이면서 당기 영업손실이 43억9500만원, 누적결손금이 2506억4300만원에 달했다"며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매각예정자산 제외)을 200억9100만원 초과하고 있어 회사의 계속기업 존속능력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밝혔다.
재무 압박은 대출 연체로도 이어졌다. 이엔플러스는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으로부터 각각 29억원씩, 총 58억원 규모의 일반자금대출 원금을 지난 5월20일 연체했다. 연체 사유는 주식근질권설정계약서의 '기한이익 상실' 조항에 따라 담보로 제공한 자산의 평가금액이 하락하면서 담보가치가 부족해졌고, 이에 따라 금융기관이 자금 지급을 중단한 데 따른 것이다. 회사 측은 현재 채권 금융기관과 협의를 통해 상환 일정과 조건을 조정하고, 기한이익 상실 상태를 해소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추진한 12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도 난항을 겪고 있다. 관련 공시는 지금까지 17차례나 정정됐다. 발행 당시 신주 발행가액은 5740원이었으나 현재는 659원으로 대폭 하락했다. 그 결과 배정 주식 수는 기존 209만593주에서 7337만4729주로 급증해 기존 주주들의 지분 가치는 크게 희석된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10일 재무구조 개선을 이유로 10대1 무상감자가 결정됐다. 이에 따라 자본금은 366억8736만원에서 36억6873만원으로 줄어들 예정이다. 거래는 이미 막힌 상태이고, 감자로 지분이 감소한 데다 유상증자로 인한 희석까지 겹치면서 5만여 명의 소액주주들은 "팔 수도 버틸 수도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대주주 지분율이 지나치게 낮아 경영 안정성이 떨어지고, 거래정지 상태에서 유상증자가 반복적으로 지연되면 소액주주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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