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지난 16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며 종전 조건의 하나로 우크라이나가 도네츠크 전역을 러시아에 넘기는 방안을 제시했다.
WP는 푸틴 대통령이 도네츠크 지역을 11년간 공략했지만 우크라이나군의 완강한 방어로 번번이 실패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 지역을 수도 키이우로 향하는 러시아의 서진을 막는 전략적 방벽으로 보고 있다.
익명 소식통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타결 가능성에 낙관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푸틴 대통령이 도네츠크 문제에 집중하는 것은 갈등을 교착 상태로 만든 과거의 요구에서 한발도 물러서지 않았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도네츠크 전역을 넘기라는 푸틴 대통령의 요구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며, 17일 백악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한 뒤 가진 공개 발언에서도 이 사안을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몇 주 내로 헝가리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나서 종전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푸틴 대통령은 도네츠크의 완전한 통제권을 얻는 대가로 자신이 부분적으로 정복한 우크라이나의 다른 두 지역인 자포리자와 헤르손의 일부를 양도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고 관계자들이 전했다.
한 백악관 관계자는 "일부 참모들은 이를 진전으로 평가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한 유럽 고위 외교관은 "그건 우크라이나에게 다리를 잘라 팔고 대신 아무것도 주지 않는 격"이라며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제안"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관리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는 17일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대표단에 도네츠크를 양도하라고 압박하면서 이 지역은 대부분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곳이라고 언급했다.
역사적으로 우크라이나에는 어릴 때부터 집안에서 우크라이나어가 아닌 러시아어를 쓰면서 자란 사람들이 많지만 이런 사람들이 반드시 친러시아 성향인 것은 아니며, 젤렌스키 대통령도 그런 예라고 WP는 설명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7일 백악관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토마호크 미사일 공급 약속을 받아내기를 희망했으나 실패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을 앞두고 미사일 지원을 검토했으나, 푸틴과의 통화 이후 그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미사일을 보낼 필요 없이 전쟁을 끝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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