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베트남서 확산되는 딥페이크 사기…얼굴·음성 위조로 금융 피해 속출

  • 얼굴 인식 기술 악용해 송금 유도… 전문가 "AI 기반 보안체계 강화 시급"

베트남에서도 딥페이크 기술로 인한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ImageFX제작
베트남에서도 딥페이크 기술로 인한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ImageFX제작]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한 얼굴 도용 및 금융 사기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베트남에서도 피해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베트남 청년신문에 따르면 경찰은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된 얼굴 시뮬레이션 도구인 딥페이크가 실제 인물의 얼굴과 목소리를 정교하게 모방해 탐지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딥페이크란 '딥러닝(deep learning)'과 '페이크(fake)'의 합성어로 사람의 얼굴 이미지나 영상을 시뮬레이션하는 기술이다. 사기범들은 피해자의 얼굴과 음성을 위조한 뒤 탈취한 소셜미디어(SNS) 계정 등을 통해 피해자들에게 접근해 금전을 송금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글로벌포렌식회계사협회(GAFA)는 전 세계 딥페이크 관련 사건이 2023년 대비 2025년까지 약 10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고, 글로벌 컨설팅 회사 딜로이트 컨설팅은 "AI 기반 사기로 인해 2027년까지 은행과 고객이 입을 손실이 400억 달러(약 58조24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베트남 역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소셜미디어가 활성화된 가운데 딥페이크의 피해가 날로 커지고 있다. 특히 사기범들은 애플리케이션의 보안 허점을 이용해 AI 기술 없이도 생체 인증을 우회하고 있다. 과거 일부 은행은 일정 금액 이상 송금 시 얼굴 생체 인증을 요구했지만 접속량이 급증하면서 인증 시스템을 일시 중단했고, 이런 틈을 타 정지 이미지나 딥페이크 영상에 속아 넘어간 사례가 생기기도 했다.

실제로 베트남의 사기 방지 단체인 쫑 루아 다오 포럼은 실제 인물이 아닌 이미지로도 송금이 가능한 영상을 공유했다. 최근 적발된 국제 사기 조직 수법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대리인을 모집해 은행 계좌를 매매 및 임대하고, 계좌 소유자에게 계좌 정보와 휴대폰 SIM, 이메일, 얼굴 영상을 제공하게 한 뒤 자신들의 지시에 따르게 했다. 이 과정에서 수집된 개인정보와 영상은 생체 인증 은행 계좌를 해킹하고, 캄보디아에 있는 조직으로 자금을 송금하거나 돈세탁에 활용한 모습이다.

아테나 사이버보안교육센터의 보 도 탕 소장은 "베트남에서도 AI 및 딥페이크 기술의 위협이 증가하고 있고 그 영향이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며 "지난해 정보보안국에 온라인 사기 및 사기성 사건이 22만 건 이상 접수됐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같은 범죄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보안 역시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사기범들이 AI를 활용하는 만큼 보안 대책 역시 그에 맞게 높아져야 한다는 것이다. 사이버보안 및 첨단 범죄 대응국 관계자는 "은행의 생체 인식 기술이 기본적으로 보안 문제를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이다"라며 "다만 AI 기반 딥페이크 기술이 기존의 대응책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기적인 보안 취약점 점검과 탐지 기술 업그레이드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탕 소장은 일부 생체 인증 시스템이 이미지나 영상, 마스크 또는 딥페이크에 속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AI 기술이 불안을 야기할 수는 있지만, 우선 애플리케이션들이 개인정보 수집 절차를 엄격히 시행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며 "생체 인증 자체도 보안 솔루션이지만 보호 솔루션도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쫑 루아 다오의 책임자인 사이버보안 전문가 응오 민 히에우는 "딥페이크 기반 얼굴 및 음성 위조 기술이 이미 기본적인 생체 인증을 우회할 정도로 정교해졌다"며 "문제는 '낡은' 기술이 아니라 많은 은행과 플랫폼이 여전히 위조 방지 기능을 충분히 구축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은행은 반드시 AI와 다중 인증을 결합한 보안 시스템을 구축하고 사용자에게 실시간 위험 경고를 강화해야 한다"며 "기술은 조직과 사용자가 함께 신중하고 주도적으로 대응할 때에만 진정한 효과를 발휘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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