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AI가 만든 사랑의 함정… 베트남, 딥페이크 연애 사기 급증

  • 호찌민시 대학 세미나서 드러난 '연애 사기→불법 노동' 수법

딥페이크 사기에 노출된 베트남 청년들이 인신매매를 당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사진ImageFX제작
딥페이크 사기에 노출된 베트남 청년들이 인신매매를 당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사진=ImageFX제작]

베트남에서 온라인 연애를 빙자한 딥페이크 사기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다. 심지어 피해자들이 국경을 넘는 인신매매까지 연결되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

호찌민시 교통대학교는 지난 6일 열린 'AI(인공지능) 시대의 가짜 뉴스 식별 및 대응' 세미나에서 이러한 사례를 공유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발표를 한 T 학생은 자신의 친구 사례를 소개했다. T는 "친구가 SNS(소셜미디어)에서 매력적인 여성을 만나 연락을 주고받다가 결국 돈을 송금했다"며 "심지어 그 여성을 통해 캄보디아로 유인되어 불법 노동과 인신매매에 연루됐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친구가 영상 통화와 사진을 믿고 신뢰를 쌓았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상대의 사진이 모두 기술로 조작된 가짜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둘은 온라인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관계가 깊어진 상황이었다. 그러자 여성은 T의 친구에게 돈을 빌려줄 것을 요청했고, 결국 피해자는 수백만 동의 돈을 송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T는 "친구는 캄보디아 도착 후 사기 조직에 끌려왔음을 깨닫고 탈출해 베트남으로 귀국했지만, 현재 정신적으로 매우 힘든 상태"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학생들을 위해 구체적인 예방 지침을 제공하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호찌민시 경찰청 형사과 특별수사대의 후인 도 떤 타인 대위는 국경을 넘나드는 사기가 정교해져 주로 젊은 층을 노린다고 경고했다. 그는 "범죄자들이 단순한 구실만으로도 사람을 유인한다"며 "현재 접수된 사건은 고수익 취업, 사기, 연애 사기 등 다양한 방식들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나 범인들은 미인으로 위장해 달콤한 목소리로 피해자의 신뢰를 얻고, 사적인 사진이나 영상을 요구해 이를 협박 수단으로 사용한다"며 "피해자를 여행이나 카페로 유인해 의식을 잃게 만든 뒤 국경지대로 끌고 가는 수법도 사용된다"고 덧붙였다.

베트남 경찰에 따르면 구체적인 사기 유형은 ▲기관·학교·교사 사칭 ▲연애 사기 ▲금융 투자 사기 ▲취업 유도 사기 등 네 가지로 나타났다. 타인 대위는 "젊은이들이 사기 수법이 계속 업데이트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며 "학생들에게는 정체 확인이 되지 않은 사람에게 사적 사진이나 영상을 절대 보내지 말고 디지털 환경에서 스스로를 보호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한 데이팅 앱 혹은 다른 SNS에서 '너를 알아가고 싶어'와 같은 호기심을 자극하는 메시지에도 각별히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전문가들 역시 소셜미디어 딥페이크 피해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서는 사용자들의 각별한 관심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호찌민시 교통대학교 정보기술·전자전기연구소의 레 꾸억 뚜언 부소장은 "AI 기술 발전이 첨단 범죄자들에게 악용되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며 "과거에는 포토샵과 그래픽 기술이 필요했으나, 이제는 AI만으로 새로운 얼굴을 만들고 영상에 합성할 수 있어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기 어려워졌다"고 언급했다. 이에 "평소에 찍는 사진이나 거주지 정보 같은 일상적인 데이터들도 수집돼 사기나 협박에 이용될 수 있다"며 "꼭 알아야 할 것은 가족사진, 개인정보, 자신의 일상생활 등을 SNS에 올리지 말고, 사생활 보호에 특히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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