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위기 몰린 트럼프, 관세 인하 가능성 시사

  • 베선트 "커피·바나나 가격 내려갈것"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2일 밤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의회에서 넘어온 임시예산안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2일 밤(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의회에서 넘어온 임시예산안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에서 생산하지 않는 농산물 등 식품에 대한 관세를 조만간 인하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최근 물가 부담으로 지지율이 하락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민생 부담 완화를 위해 관세 카드를 꺼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워싱턴DC 이코노믹클럽 주최 대담에서 국가들과 무역 협상이 끝났냐는 질문에 "이건 계속 진행 중인 절차"라며 “지난 며칠간 사람들은 식품에 대한 관세를 바꾸는 것에 관해 이야기해왔다. 그래서 난 (식품 관세에)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도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우리가 여기 미국에서 재배하지 않는 것들에 대한 중대한 발표가 항후 며칠간 있을 것"이라며 "커피가 그중 하나로, 바나나와 다른 과일 같은 것들도 있다. 그래서 가격이 매우 빨리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도 전날 인터뷰에서 소고기와 커피의 높은 가격을 직접 언급하면서 커피 관세 일부 인하 의향을 밝힌 바 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연방 통계에 따르면 커피 가격은 최근 1년간 약 18.9% 상승했다.
 
미 온라인 매체 ‘아메리카 온라인(AOO)’은 증류주 업계도 감면 품목 확대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크리스 스윙거 미국 증류주협회 회장은 "스카치, 코냑, 아이리시 위스키를 포함한 많은 증류주는 원산지 국가에서만 생산될 수 있는 독특한 제품"이라며 목록 추가를 촉구했다.
 
관세 감면 논의는 올해 초 관세 인하 방침을 공개한 이후 처음으로 본격 검토되는 것으로, 최근 민주당의 선전과 유권자들의 물가 불만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치매체 더힐은 여론조사 플랫폼 ‘디시전데스크HQ(DDHQ)’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이 약 42%로 2기 취임 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전했다.

제프리 스켈리 DDHQ 수석 선거분석가는 기록적인 43일간의 정부 셧다운이 지지율 하락의 주요 원인이라며 “집권 기간 동안 본 적 없는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셧다운 종료 이후에는 지지율이 일부 회복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정부 셧다운은 역대 최장인 43일 동안 이어진 끝에 12일 막을 내렸다.
 
해싯 위원장은 관세 우회 문제를 차단할 방침도 언급했다. 외국 기업이 자회사에 낮은 가격으로 수출한 뒤 미국 내에서 높은 가격에 판매해 관세 부담을 피하려는 시도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 이어 대법원 관세 소송과 관련해 “패소하더라도 여러 옵션이 있다”며 대체 권한으로 기존 관세 정책을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재정 및 금융 정책 관련 발언도 나왔다. 해싯 위원장은 올해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의 재정적자가 전년 대비 6000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관세 수입 증가와 예상보다 높은 성장률, 지출 감소를 이유로 들었다. 또 연방준비제도(연준)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더 큰 폭 인하’ 주장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그는 의장직을 제안받으면 수락할 뜻도 밝혔다.
 
미국내에서 관세 부담에 대한 논쟁은 이어지고 있다. 백악관이 “관세는 외국이 낸다”고 강조해 왔지만 여러 연구는 미국 소비자와 기업이 상당한 비용을 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듀크대 연구에 따르면 2019~2021년 무역 분쟁기 미국 소비자들은 관세율보다 높은 가격으로 유럽산 와인을 구매했다.
 
골드만삭스도 트럼프 관세로 발생하는 비용이 55%는 소비자, 22%는 미국 기업, 18%는 해외수출업체가 부담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일부 관세가 이제 막 시행된 만큼 단기적으로는 미국 기업의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