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외국인 투자자, 4년만에 중국 증시로 대거 복귀"

  • 딥시크 AI 열풍 등으로 해외 자금 506억 달러 유입

지난 6일 홍콩 증권거래소 사진AFP·연합뉴스
지난 6일 홍콩 증권거래소 [사진=AFP·연합뉴스]


올해 중국 증시로의 해외 자금이 4년 만에 최대치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한동안 '투자 불가'로 여겨졌던 중국 시장을 글로벌 자금이 다시 재평가하기 시작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6일 보도했다.

FT가 국제금융연구소(IIF)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올해 1~10월 중국 주식 시장으로 유입된 외국 자금을 506억달러(약 73조 6500억원)로 집계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14억 달러 대비 4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특히 올해 인공지능(AI) 기업 딥시크의 혁신적 모델 출시, 홍콩의 활발한 기업공개(IPO) 흐름에 힘입어 중국과 홍콩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중국 증시로 유입된 외국인 자금 규모는 코로나19 팬데믹 직후인 2021년 기록한 사상 최대치(736억 달러)에는 못 미치지만, 수년간 이어진 이탈 흐름을 되돌렸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전환으로 평가된다. 알파인 매크로의 얀 왕 중국 수석 전략가는 "2년 전만 해도 많은 사람에게 있어 중국은 투자할 수 없는 곳"이라고 말했다.

미국 자산운용사 페더레이티드 헤르메스의 조너선 파인즈 아시아 주식(일본 제외) 부문 책임자는 "중국은 여전히 세계 다른 지역 대비 사상 최대 저평가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지만, 기술 분야에서는 최고의 기업들을 보유하고 있다"며 "일부 분야에서는 미국에 실질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라고 말했다.

그동안 외국인들이 중국 투자를 꺼려온 배경에는 부동산 경기 침체, 민간 기업 규제, 미·중 갈등 심화 등이 있었다. 특히 알리바바 창업자 잭 마(마윈)의 몰락은 중국 정부의 민간 기업 압박 우려를 상징하는 사건으로 받아들여졌다. 2020년 마윈이 상하이 금융포럼에서 규제당국을 공개 비판한 뒤 앤트그룹 IPO가 상장 하루 전 중단되고 약 3개월간 공식석상에서 사라지며 경영 일선에서도 사실상 물러난 '마윈 사태'는 중국의 민간기업 규제 강화 우려를 키워 시장 신뢰를 크게 흔든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후 중국 당국은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해 각종 개혁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 파인즈 책임자는 "베이징이 자본시장 성장을 원한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중국 투자자들의 '홍콩 증시 러시'도 중국 시장 상승세를 떠받쳤다.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의 아시아태평양 투자 책임자 스튜어트 럼블은 올해 중국 주식의 상승은 중국 개인 투자자와 대규모 자금 유입이 주도했다고 분석했다. 중국 투자자들은 올해 홍콩 증시에 역대 최고치인 1조 3000억 홍콩달러(약 192조 원)의 자금을 투자했는데, 이는 홍콩 전체 거래량의 약 20%를 차지한다.

아울러 외국인의 중국 증시 매수세는 지난 4월 미국이 상호관세를 발표한 이후 더 강화됐다는 분석도 있다. 시티은행은 4월 이후 중국 주식 매매 비중이 매수 55%, 매도 45%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FT는 혁신적 중국 기술 기업에 대한 매력과 미국 시장 고평가에 따른 포트폴리오 다각화 수요로 중국 투자가 확대됐다고 짚었다. 실제로 알리바바 등 주요 종목은 여전히 고점 대비 낮은 밸류에이션을 유지하고 있다. BNP파리바 자산운용의 다니엘 모리스 수석 시장 전략자는 "포트폴리오의 100%를 나스닥에 투자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국 기술주의 저평가 매력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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