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외로 화기애애했던 트럼프-맘다니 회동, 그 이유는?

  • BBC, 같은 뉴욕 퀸즈 출신에 생활 물가에 대한 공통 관심사 등 꼽아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 대통령이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당선인과 21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만났다 사진트럼프 대통령 트루스소셜 계정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 대통령이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당선인과 21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만났다. [사진=트럼프 대통령 트루스소셜 계정]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기 임기 중 오벌 오피스(집무실)에서 많은 면담을 했지만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당선인만큼 기대를 모았던 사람은 없었다." (CNN)

예상과 달리 화기애애하게 끝난 맘다니 당선인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동을 두고 서구 언론들이 관심과 분석을 내놓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맘다니 당선인은 백악관 집무실을 찾아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무실 내 대통령 의자에 앉고 맘다니는 그 왼편에 서서 대화하는 방식으로 친밀감을 연출하기도 했다. 만남 전 트럼프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공산주의자 맘다니가 면담을 요청했다"고 말했을 정도의 반감은 백악관 만남에서는 온데간데 없었다고 미 공영방송 NPR은 전했다.

CNN 방송은 21일 보도에서 두 사람의 만남을 "기이하게도 친밀했다(bizarrely chummy)"고 평가했다. 방송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맘다니 당선인을 두고 갖가지 칭찬을 쏟아냈다. 트럼프는 "우리는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것에서 동의하고 있다"면서도 "이 (맘다니) 시장은 정말로 훌륭한 것을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또 "그(맘다니)의 아이디어 중 내 아이디어와 정말로 같은 것들도 있다"면서 동질감을 표하기도 했다.

CNN은 "칭찬은 주로 트럼프가 맘다니에게 쏟아냈다"면서도 "맘다니는 트럼프에 대한 비난을 분명히 피했다"고 지적했다. CNN은 대표적인 예로 미국 정부의 이스라엘 전쟁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맘다니가 곧장 소비자 물가로 말을 돌린 것을 꼽았다. 맘다니는 또 "최근 대선에서 생활 물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한 뉴욕 주민이 더 많았다"면서 "나는 저렴한 생활 물가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트럼프와) 협업하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다소 아찔했던 순간에도 말을 아끼고 상대방을 배려했다. 기자 회견에서 한 기자가 "트럼프를 파시스트라고 불렀느냐"라고 묻자 말을 머뭇거리는 맘다니에게 트럼프가 통 크게 화답한 것이 대표적이다. 트럼프는 "괜찮다. 그냥 '네'라고 답하라"면서 "그게 설명하는 것보다 더 쉽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또 맘다니가 당선될 경우 뉴욕시에 대한 지원금을 끊겠다 말한 바 있는데, 이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필요하면 하겠다면서도 그 가능성 자체를 일축했다고 CNN은 전했다.

영국 BBC 방송은 두 사람의 화기애애한 분위기의 이유 중 하나로 뉴욕 출신이라는 점을 들었다. 트럼프는 어린 시절 뉴욕 퀸즈에서 살았고, 현재 맘다니도 퀸즈에서 살고 있다. 맘다니의 표현대로 두 사람은 "(뉴욕에 대한) 경외감과 애정을 공유했다"고 한다.

방송은 또 두 사람이 생활 물가 문제를 두고 공통된 관심사를 공유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한 지난해 말에는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유권자들의 실망감이 컸던 때이며, 트럼프는 경제적 안정성을 주된 메시지로 내세우기도 했다. 맘다니 역시 공공 아파트 임대료 동결 등 서민 물가를 겨냥한 공약을 내놨다.

BBC는 이번 두 사람의 화합이 미 공화당의 전략에 차질을 줄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난달 악시오스가 입수한 공화당 내 메모에 따르면, 공화당은 내년 하원의원 선거에서 맘다니를 반(反) 경찰주의자, 반(反) 자본주의자, 반(反) 이스라엘 극단주의자 등으로 프레이밍해 공세를 펼칠 전망이었다. 하지만 정작 공화당의 정점에 있는 트럼프와 화기애애한 모양새를 연출하면서 이런 전략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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