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라이트에서도 백그라운드 재생 쓴다…공정위, 동의의결 최종 확정

  • 구글, 동의의결 취지 고려해 해외 유튜브 라이트와 차별화

  • 월 8500원, 가격 최소 1년 유지…생상기금 EBS 독립 운영

 
유튜브 로고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유튜브 로고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구글이 유튜브 동영상 단독 광고 제거 상품인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유튜브 라이트)'에 백그라운드 재생, 오프라인 저장 등을 포함하기로 했다. 국내 음악 산업 지원을 위한 300억원 규모의 상생방안 주체도 구글에서 한국교육방송공사(EBS)로 변경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구글의 공정거래법위반 혐의와 관련된 동의의결안을 최종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동의의결은 법 위반으로 조사를 받고 있는 사업자가 자진시정방안을 제시하면 의견수렴 등을 거쳐 시정방안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면 위법행위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제도다. 

구글은 유튜브 동영상 서비스와 유튜브 뮤직 서비스가 결합된 '유튜브 프리미엄' 상품과 유튜브 뮤직 단독 서비스인 '유튜브 뮤직 프리미엄'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다만 공정위는 유튜브 프리미엄이 판매 행위 국내 온라인 음악 서비스 시장에서의 공정한 경쟁을 제한한다고 보고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를 조사해왔다.

이에 구글은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 사건과 관련해 동의의결을 신청한 바 있다. 공정위는 지난 5월 관련 절차를 개시하기로 한 뒤 7월부터 동의의결안 의견 수렴에 나서왔다. 이후 이해관계인 등이 제출한 의견을 토대로 전원회의 심의 및 구글과의 추가 협의를 거쳐 잠정 동의의결안을 수정·보완했다.

이를 통해 유튜브 라이트에 광고 제거 기능뿐만 아니라 백그라운드 재생, 오프라인 저장 등 부가 기능을 추가 도입하기로 했다. 또 구글이 지원 주체가 됐던 300억원 규모의 상생기금을 EBS에 출연하기로 했다. 이러한 내용을 담은 최종 동의의결안은 지난 19일 전원회의 합의를 통해 확정됐다.
유튜브 구독 상품 현황 사진공정거래위원회
유튜브 구독 상품 현황. [사진=공정거래위원회]
구체적으로 구글은 음악 콘텐츠를 제외한 비음악 콘텐츠를 영상 중단형 광고 없이 시청할 수 있는 유튜브 라이트 요금제를 출시한다. 여기에 다른 앱을 실행하거나 단말 기기의 화면이 잠긴 상태로 이용하는 백그라운드 재생, 단말 기기에 저장하는 오프라인 저장 기능도 포함한다.

김문식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해외에 정식 출시된 유튜브 라이트에는 광고 제거 기능만 제공되고 있다"며 "구글은 해외와 달리 동의의결을 통해 유튜브 라이트를 출시하는 취지를 고려해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백그라운드 재생, 오프라인 저장 기능을 추가로 제공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연내 유튜브 라이트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원칙적으로는 동의의결 의결서 송달일로부터 90일 이내에 후속 절차에 나서야 하지만 이보다 이른 시점에 출시하는 것이다. 구글은 조만간 일부 소비자를 대상으로 유튜브 라이트 상품을 출시한 뒤 4~6주간의 시범 운영을 거쳐 국내 모든 소비자들에게 해당 상품을 출시한다.

유튜브 라이트 가격은 기존 동의의결안과 동일하게 안드로이드·웹 기준 8500원, iOS 기준 1만900원으로 확정됐다. 현재 국내 유튜브 프리미엄 가격(안드로이드·웹 1만4900원, iOS 1만9500원)의 각각 57.1%·55.9% 수준이다. 

유튜브 프리미엄과 유튜브 라이트 가격은 출시일로부터 최소 1년 이상 유지된다. 구글은 또 출시일로부터 4년 동안 유튜브 프리미엄 대비 유튜브 라이트 가격을 해외 주요 국가들보다 높지 않게 유지하도록 확약했다.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2동 공정거래위원회 2023101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2동 공정거래위원회. 2023.10.1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구글이 출연하기로 한 300억원 규모의 상생기금은 EBS가 4년간 독립적으로 운영한다. 구글이 직접 해당 사업을 운영할 경우 구글에 이익이 되거나 공정성이 담보되기 어렵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EBS는 상생기금을 전문 음악 프로그램인 '스페이스 공감'의 라이브 공연·방송 제작과 신인발굴 프로그램인 '헬로 루키'의 운영에 활용할 계획이다. 

스페이스 공감은 2004년부터 20여년간 3100여회의 무료 공연을 진행한 뒤 지상파에 송출하는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2023년부터 무료 공연을 중단하고 다큐멘터리를 제작·방영해왔다. EBS는 상생기금을 활용해 연 80회 내외의 무료 라이브 공연을 개최한 뒤 40여편의 영상을 제작해 송출할 예정이다.

또 신인 아티스트 발굴 및 성장을 위한 헬로 루키 프로그램을 부활한다. 2007년부터 시작돼 국카스텐, 장기하와 얼굴들 등 역량있는 신인을 발굴한 이 프로그램은 2022년 이후 중단된 상태다. EBS는 헬로 루키 프로그램을 통해 매년 10개 팀 내외의 신인을 발굴할 계획이다.

공정위는 사건의 성격, 신청인이 제시한 시정방안의 거래질서 개선 및 소비자 선택권 확대 등 공익 부합성, 예상되는 제재 수준과의 균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동의의결안을 인용하기로 결정했다. 동의의결 이행 여부는 한국공정거래조정원과 함께 분기별로 점검할 예정이다.

김 국장은 "온라인 음악 서비스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신속하게 거래질서를 바로잡을 필요성이 있다"며 "국민 대부분이 유튜브 동영상을 시청하는 등 일상생활과 밀접히 관련돼 있어 국내 소비자들에게 직접적으로 이익이 될 수 있는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