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타이포 지역 공공아파트 단지 '웡 푹 코트'(Wang Fuk Cour)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와 관련해 홍콩 소방당국이 27일(현지시간) 화재 진압과 내부 수색 작업을 층별·세대별로 진행하고 있다고 중국 매체들이 전했다.
신경보에 따르면 홍콩 소방처 관계자는 이날 오전 10시 기준으로 7개 동 가운데 4개 동의 불길이 잡혀 소방대가 아래층부터 위층으로 층별 수색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피해가 큰 2개 동은 내부 온도가 여전히 높아 지상층부터 31층까지 한 층씩 진화하며 올라간 뒤 각 세대 현관문을 파괴해 수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웡 푹 코트가 '탄성 십자형(Flexi Block)' 구조의 전형적인 1980년대 공공주택 형태여서 대피와 진화 모두가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탄성 십자형 구조는 가운데 복도를 중심으로 사방으로 날개처럼 방이 배치된 구조인데, 외벽에 설치된 작업용 비계와 가림막, 방화포 등이 떨어지면서 지상 진입이 막히고 탈출도 어려워지는 구조적 취약성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쉬촨성 중국소방협회 위원은 건물 구조가 움푹 팬 형태인데다 외벽 전체가 대나무 비계와 가림막으로 둘러싸여 있어, 불길이 위로 빠르게 치솟는 '굴뚝 효과'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홍콩이 건조하고 바람이 강한 날씨였던 점도 화재 확산을 부추긴 요인으로 꼽힌다.
한편 중국·홍콩 매체들은 이번 화재로 순직한 허웨이하오(37) 소방관의 희생을 조명하고 있다. 허 소방관은 소방관 경력 9년 차로, 전날 오후 3시1분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해 지하층에서 진화·구조 작업을 벌이다 3시30분께 연락이 두절됐다. 그는 오후 4시께 동료들에 의해 발견됐으나 끝내 숨졌다.
이번 화재는 전날 오후 2시51분 홍콩 신계 타이포 지역의 '웡 푹 코트'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했다. 1983년 준공된 이 단지는 42년 된 노후 공공주택으로 총 1984세대로 구성돼 있다. 세대 면적은 48∼54㎡(약 14.5∼16.3평) 규모의 소형 주택이며 2021년 홍콩 인구조사 기준 주민은 4643명이다. 이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이 36.6%에 달한다.
소방당국은 이날 새벽까지 사망자 44명·실종자 279명이라고 발표했으나 오후 3시 브리핑에서 사망자가 55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날까지 접수된 구조 요청은 총 341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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