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지방정치의 관행을 흔드는 결과가 나왔다. 25일 치러진 후쿠이현 지사 선거에서 무소속 후보 이시다 다카토(石田嵩人)가 당선되며 일본 헌정 사상 최연소 지사로 기록됐다. 1990년생으로 올해 36세인 이시다 지사는 48%를 득표해 자민당이 지원한 야마다 겐이치(山田賢一) 후보를 불과 1.6%포인트 차로 제쳤다. 2019년 홋카이도에서 세워진 ‘38세 지사’ 기록을 갱신하며, 90년대생 지사가 처음으로 등장했다.
이번 선거 결과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나이 때문만은 아니다. 후쿠이현은 1947년 민선 지사 체제가 시작된 이후 줄곧 보수 계열 후보만 당선돼 온 지역이다. 농업 비중이 높고 자민당 조직력이 강하며, 중앙 정치와의 연계도 탄탄한 전형적인 ‘보수의 아성’으로 평가돼 왔다. 이런 지역에서 젊은 무소속 후보가 집권당 후보를 꺾은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이번 지사 선거는 전임 지사의 성희롱 사퇴라는 초유의 사태 속에서 치러졌다. 사실상 현정(県政)이 공백 상태에 놓이면서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기존 정치에 대한 불신과 함께 ‘새로운 얼굴’에 대한 요구가 강해졌다. “부끄럽지 않은 지도자를 뽑고 싶다”는 현민들의 목소리가 선거 국면 전반을 관통했다는 것이다.
닛케이는 전통적인 조직 선거가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환경에서 메시지 전달력과 변화 이미지가 승부를 갈랐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번 선거는 보수 진영 내부가 분열된 구도 속에서 진행됐고, 그 틈을 이시다 지사가 파고들었다.
다만 이시다 지사 앞에 놓인 과제는 만만치 않다. 우선 전임 지사의 사퇴로 실추된 행정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이와 관련해 현청 내 성희롱·괴롭힘 근절 대책 마련과 조직 문화 개선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원자력 발전소 운영, 사용 후 핵연료 문제, 호쿠리쿠 신칸센 연장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한 판단도 피할 수 없다. 보수 분열 선거 이후 현의회와의 관계 설정 역시 중요한 변수다.
한편 이번 선거를 계기로 일본의 47개 도도부현 가운데 30·40대 지사는 6명으로 늘었다. 반면 한국의 광역자치단체에서는 여전히 50대 후반 이상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후쿠이에서 나타난 변화가 일회성 사건에 그칠지, 아니면 일본 지방정치 전반의 세대 교체 신호탄이 될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 다만 ‘보수 텃밭’으로 여겨지던 지역에서도 변화 가능성이 확인됐다는 점은 분명한 메시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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