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압박이 일상인 증권업계에서 ‘지점 유지’는 이제 사치에 가까운 단어가 됐습니다. 디지털 전환(DX)과 비대면 거래 확산이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으면서 지난 10년 동안 증권사 점포 수는 40% 가까이 줄었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편의성 뒤엔 고령층·지방 고객들의 깊어진 불편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DB금융투자와 대신증권은 이달 수도권을 포함한 점포 통폐합에 나섰습니다. 대신증권은 일산WM센터를 여의도 금융센터로, 동래WM센터를 부산센터로 통합합니다. DB금융투자 역시 평촌지점을 분당지점에 통합하는 등 수도권 점포를 줄였습니다. 지방뿐 아니라 수도권 고객들도 기존처럼 가까운 지점에서 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겁니다.
지점은 이제 고액 자산가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고액 자산가를 위한 인력을 충원하고 대면 서비스를 강화하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여의도·분당 등 이번에 통합된 지점 또한 상대적으로 고액 자산가들이 접근하기 좋은 위치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대면 서비스는 필요합니다. 온라인 계좌 개설이나 단순 매매는 모바일로 충분하겠지만 사고 처리나 복잡한 상품 상담은 여전히 대면 의존도가 높습니다. 특히 나이가 든 고객들은 더 그렇습니다. 고객들은 “문제 생기면 갈 데가 없다”며 불편을 호소합니다.
증권사들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최근 10여 년간 모바일 중심으로 거래가 재편되며 지점을 유지할 유인이 줄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업계 관계자는 “미리 점포를 줄여 효율화를 해두는 게 불가피하다”고 말했습니다. 디지털 전환은 계속될 것이고 장기적으로 24시간 거래 체계가 도입되면 오프라인 점포 인력을 유지하는 비용 부담은 대폭 커질 것이라는 설명도 내놨습니다. 결국 실적과 비용 절감이 지점을 축소하는 가장 강력한 동력이라는 셈입니다.
키움증권이라는 성공 사례도 있습니다. 키움증권은 점포를 운영하지 않고 대부분 업무를 디지털과 고객센터를 통해 처리합니다. 일부 법인 고객 등을 위한 영업소만 여의도에 하나 운영할 뿐입니다.
지역 일자리가 줄어들고 고객 접점이 사라지면서 증권사들의 ‘실적 중심 경영’과 ‘고객 만족’ 사이에 간극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디지털 적응력이 낮은 고령층은 사실상 금융 생태계에서 밀려나는 상황입니다. 지역 격차와 고객 소외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증권사들의 점포 축소는 단순한 구조조정이 아니라 금융 서비스 양극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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