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12월 3일, 비상계엄에 맞서 국회 앞을 메웠던 시민들이 다시 모였다.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앞은 체감온도 영하 10도의 추위에도 발 디딜 틈이 없었다.
‘12.3 내란·외환 청산과 종식, 사회대개혁 시민대행진’이 시작되자 두꺼운 패딩을 여민 시민들은 사회자의 구호에 맞춰 “청산, 청산, 내란범 청산”을 연호했다. 소녀시대 ‘다시 만난 세계’와 에스파 ‘위플래시’ 음악이 흐르자 일부 참가자들은 응원봉을 흔들거나 박자에 맞춰 몸을 움직였다.
현장 한편에는 아이들과 함께 나온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삼삼오오 사진을 찍으며 집회장을 돌아다녔다. 생후 24개월 된 아이를 안고 온 신연보씨(51)는 “아이가 커서 ‘그때 역사의 현장에 있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 왔다”며 “오늘 찍은 사진을 나중에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신씨는 아이를 안은 채 메인무대로 향하며 집회 곳곳을 휴대전화에 담았다.
여자친구와 함께 온 김모씨(38)는 “작년 12월 3일 텔레비전을 보다가 여의도 시위에 참여했었다”며 “1년이 지난 오늘도 기억을 남기고 싶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해결된 게 없어 답답하지만 잘 마무리됐으면 한다”고 했다.
부산에서 6시간을 달려왔다는 정두희씨(66)는 아내와 함께 플래카드를 들고 무대 앞에 서 있었다. 정씨는 “내란 청산이 아직 안 된 것 같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은 내란 수괴로서 헌법 절차에 따라 책임을 져야 하고, 비상계엄에 관여한 사람들도 마땅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28세 조찬우씨는 “대통령은 바뀌었지만 세상 구조는 그대로”라며 “노동자에게 가혹한 현실을 바꾸지 않으면 또다시 같은 일이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민대행진이 열린 국회 앞 도로에서 직선거리 300m 떨어진 국회의사당 2번 출구 앞에서는 보수단체 신자유연대가 ‘이재명 퇴진행동 집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이재명을 재판하라, 대장동 항소포기 특검하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계엄 합법, 계엄 사과 반대” 구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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