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이 미국 정부와 현지 기업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고려아연 지배구조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미 국방부가 고려아연 주주로 등재되면 지분 규모와 무관하게 고려아연은 '미국 안보 자산'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 승인 없이는 인수합병이 불가능해질 가능성이 크다.
이번 투자가 현실화하면 최윤범 회장이 MBK·영풍 연합과 벌이고 있는 경영권 분쟁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미국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고려아연 지분 10%가량을 확보하면서 기존 주주 지분율 희석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 이후 양측은 지속해서 장내 매수를 진행하며 지분율을 확대했다. 현재 영풍·MBK파트너스 측은 고려아연 지분 44.24%를, 최윤범 회장 측은 우호세력 포함 32%가량을 보유 중이다. 지분율로 따지면 현재까지는 영풍·MBK 연합이 앞선다.
겉보기에는 양측 모두 지분율이 줄어드는 구조지만 미국 합작법인이 10% 내외 지분을 확보하면 최 회장 측 우호지분은 단숨에 39.12%까지 확대된다. 이런 가운데 고려아연 지분 5%를 보유한 국민연금과 소액주주들까지 최 회장 손을 들어준다면 주총에서 판도가 뒤집히게 된다.
시장에서는 고려아연이 미국 주도의 탈(脫)중국 희토류 공급망의 핵심 파트너로 격상된 점 등을 고려해 주주 표심이 최 회장 쪽으로 쏠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고려아연이 추진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향후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건 리스크 요인이다. 상법은 경영상 목적이 명확할 때에 한해 기존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제한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어 이번 유상증자가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한 전략적 투자 유치인지, 경영권 방어를 위한 행보인지가 향후 법원 판단에서 쟁점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측이 고려아연 지분 10%를 확보하면 최 회장 측 우호지분이 40% 가까이 치솟게 돼 MBK·영풍 연합이 장내 매수만으로 이 구도를 뒤집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국민연금 표심 역시 안정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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