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중후반까지 치솟으면서 서학개미 사이에서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같은 종목을 사더라도 저환율 구간에 진입한 투자자와 고환율 구간에 진입한 투자자 간에 손익 격차가 크다. 원화 약세 부담에 투자자들의 매수세도 한 풀 꺾이는 분위기다.
1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지난 6∼12일 미국 주식 2억2828만 달러(약 3373억원) 규모를 순매수 결제했다. 이는 10억786만 달러(약 1조4893억원) 순매수했던 한 주 전 대비 77.35% 감소한 수치다. 특히 2주 전 순매수 결제액이 13억6996만 달러(약 2조244억원)였던 것과 비교하면 감소 폭은 더욱 커졌다.
환율 리스크가 투자심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원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은 환차손을 감수하면서도 미국 주식을 담아야 하나라는 고민에 빠진 분위기다. 특히 최근 일주일 단기적으로는 순매수세 자체가 꺾이는 양상이 나타나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맞물려 인공지능(AI) 버블론도 시장 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주식시장은 여전히 AI 관련 종목 중심의 투자 열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고평가 논쟁이 장기화하면서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조정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심리적 부담은 고환율과 맞물리며 서학개미들의 투자 판단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고환율 부담 속에서도 미국 증시의 매수 유인 요인을 찾고 있다. 최근 주가 하락을 틈타 구글(1억3694만 달러·2021억원), 오라클(8842만 달러·1305억원), 브로드컴(6163만 달러·910억원) 등 AI 관련주를 담고 있다.
신규 진입 투자자들에게는 부담이 확대되고 있고 기존 보유자와 신규 진입자 간 수익률 격차는 더 커지는 양상이다.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보관액 2위인 엔비디아를 보면 보관금액 증가율(41.04%)이 주가 상승률(31.28%)보다 더 크게 늘었다. 순매수 지속과 함께 환율 상승 효과가 일정 부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환율 전망은 부정적이다. 시장 전문가는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연 고점 수준을 위협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외환당국의 개입 여부가 주목된다"며 "이번 주는 일본은행의 통화정책과 AI 버블론 확산 등이 환율 변동성을 높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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