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역대 네번째 연간 하락세 전망…대형 악재 없는 첫 사례"

  • 트럼프 재집권 등 호재에도 10월 고점 이후 내리막

  • 레버리지 청산 후폭풍…고래 매도가 거래 위축 가속

비트코인 사진AFP연합뉴스
비트코인 [사진=AFP·연합뉴스]
비트코인이 올해 사상 네 번째 연간 하락세를 기록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16일(현지시간) 비트코인이 사상 네 번째 연간 하락을 향해 가고 있으며, 이번 하락은 대형 스캔들이나 산업 붕괴 없이 나타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올해 1월 1일 종가 기준 9만4771 달러(약 1억4000만원)에서 출발해 10월 초 12만6000 달러를 넘기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이후 하락세로 전환됐다. 싱가포르 현지시간 17일 정오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8만7100 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연초 대비 약 7% 하락한 것으로 추산된다.

과거 연간 하락은 모두 대형 악재와 맞물려 있었다. 2014년에는 비트코인 거래소 마운트곡스 해킹·파산 사태로 연간 57.5% 급락했고, 2018년에는 ICO(신규 암호화폐 공개) 거품 붕괴로 73.8% 하락했다. 2022년에도 FTX 등 주요 거래소 도산 여파로 64.3% 급락했다.

반면 올해는 환경이 크게 달랐다. 가상화폐에 우호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과 함께,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에 편입하는 '지니어스 법안'이 미 의회를 통과하는 등 호재가 잇따랐다. 그럼에도 비트코인은 10월 고점 이후 좀처럼 반등의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프라틱 칼라 아폴로 크립토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블룸버그에 "수많은 긍정적 촉매가 있었지만, 시장이 힘을 전혀 받지 못해 대부분의 시장 참여자가 놀라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올해 비트코인 하락세를 촉발한 최대 원인으로 과도한 레버리지를 지목했다. 지난 10월10일 약 190억 달러 규모의 레버리지 베팅이 청산되면서 시장이 급락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비트코인을 대량 보유한 이른바 '고래'들이 매도에 나서며 하락 압력이 이어졌고, 거래량도 빠르게 위축됐다.

블룸버그는 현재 시장이 전반적으로 관망세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시장 분석업체 카이코에 따르면 큰 가격 변동 없이 대규모 거래를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인 '시장 깊이'(Market Depth)도 올해 고점 대비 약 30% 감소한 상태다.

칼라 매니저는 "기존 고래들의 매도가 모멘텀을 크게 약화시켰다"며 "업계는 규제 측면에서 요구했던 모든 것을 얻었고, 스테이킹(특정 코인을 일정 기간 네트워크에 예치하면 그 대가로 보상을 지급받는 것)이 가능한 상장지수펀드(ETF)까지 나왔지만 가격은 따라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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