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편신역 김시습 전집' 출간…시대 사이 간극 좁혀

신편신역 김시습 전집 사진부여문화원·사매월당김시습기념사업회
신편신역 김시습 전집 [사진=부여문화원·(사)매월당김시습기념사업회]


현대에 김시습을 다시 읽는 기준판인 '신편신역 김시습 전집(전 6권)'이 출간됐다.

'매월당' 김시습은 조선 전기 문학·사상·예술을 한 몸에 품은 인물로 시대의 굴레를 넘어 '영원한 자유인의 초상'으로 기억되는 인물이다. 절의의 상징인 동시에 '금오신화'를 통해 서사의 가능성을 열었고, 유람의 길 위에서 시대의 균열을 언어로 기록했다. 자유롭게 사유하고 경계를 넘나들었다. 끝내 어디에도 완전히 속하지 않는 방식으로 조선을 횡단한 사람으로 여겨진다.  

부여문화원과 (사)매월당김시습사업회(회장 소종섭)가 펴낸 '신편신역 김시습 전집'은 동시대의 독자를 시험하는 그의 글에 정면으로 답하려는 시도다. '전집'이라는 말이 흔히 과거의 정리를 뜻한다면, 이번 전집은 정리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텍스트의 기반을 새로 다진 작업이다. 핵심은 제목에서 알 수 있다. '신편'은 새로 편집하고 바로잡았다는 선언이고, '신역'은 오늘의 독자를 상정한 새 번역이라는 약속이다. 

아울러 '읽히는 전집'을 만들고자 번역문 곳곳에 역자 해설을 덧붙였다. 문장과 시대 사이의 간극을 메우기 위한 장치다. 전집이 연구자만의 참고서로 머물지 않고, 김시습을 처음 만나는 독자에게도 길을 내주겠다는 편집적 태도를 느낄 수 있다. 

총 6책으로 구성된 이번 전집은 시·문·별집·속집·부록을 한 질로 엮어 김시습의 전모를 조망했다. 2003년 '김시습평전'을 펴내 학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지며 '김시습 전문가'로 자리매김한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명예교수가 신편신역·주해를 해 전집의 질을 담보했다. 

이 작업은 부여군의 지원을 받아 부여문화원과 사단법인 매월당김시습기념사업회에서 추진했다. 김시습의 마지막 거처인 무량사와 가까운 자리에서, 한 인물의 언어를 지역의 문화자산으로 복원해 전국, 그리고 세계와 다시 연결한다. 김시습을 읽는 일은 과거를 반복하는 일이 아니라, 지금의 질문을 더 정확히 만드는 일이다. '신편신역 전집'은 그 질문을 위해 가장 단단한 바닥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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