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 위수정의 ‘눈과 돌멩이’를 비롯해 우수상을 받은 김혜진의 ‘관종들’, 성혜령의 ‘대부호’, 이민진의 ‘겨울의 윤리’, 정이현의 ‘실패담 크루’, 함윤이의 ‘우리의 적들이 산을 오를 때’가 수록됐다. 이번 작품집에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수상작 작가들과 예심위원 각각이 작품에 대해 나눈 심층 대담이 실렸다. 또한 대상 수상자인 위수정은 에세이 ‘유예되는 절망’을 통해 작가 생활 내내 자신을 끈질기게 따라붙는 사유와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냈다.
"아직도 믿을 수가 없어. 나한테 그런 날이 있었다는 게. 콩콩 두드렸을 뿐인데 와장창 망가졌다는 게." (12쪽. 눈과 돌멩이 중)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집이다. 수록된 단편 여섯 편은 모두 피치 못할 상실이 일어난 상태에서 시작된다. 작가는 할머니부터 이어진 낡은 반지처럼 사소해 보이는 것들 속에서 타인을 향한 연민과 스스로를 돌보는 감정이 다르지 않음을 말한다.
작가가 “어, 읽었더니 조금 가벼워졌네. 조금 살기가 쉬워졌네. 숨쉬기가 편해졌네. 그 소설 때문인가? 설마. 그런 정도가 좋다. 그래야 긴 시간을 두고 그 사람을 구할 수 있다”고 말하듯, 독자들은 소설 속 인물들의 인생을 바라 보며 자신도 모르게 치유를 얻을 수 있다.
“그때 세상은 평화롭고 폭풍우도 죽음도 없었으니 나는 어린아이일 수 있었다. 아빠가 떠난 후 나는 완벽한 그런 한때가 있듯이 아주 반대로 불안밖에 없는 나날도 있다는 것을, 그런 날들이 파도처럼 밀려왔다가 밀려가는 게 인생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57쪽)
작은 실수 하나에도 마음이 움츠러들고, 발을 동동대는 완벽주의 성향의 독자라면 이 책을 읽어볼 만하다. 모든 문제의 결과를 개인에게 돌리는 요즘의 사회 분위기는 많은 사람을 완벽주의 성향으로 몰고간다. 저자는 자기 자신을 채근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지지해주는 자기자비의 태도가 절실하다고 조언한다. 또한 나의 아픔과 고통이 모두가 겪는 보편적인 경험임을 깨달을 때 나를 옥죄던 외로움과 고립감에서 해방될 수 있다.
“소설은 인간 고통의 저장 창고다. 18세기 낯선 풍경을 살았던 사람도 지금의 나와 비슷한 고통을 겪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되면 지금 나의 고통스러운 경험이 결국 인류가 보편적으로 겪는 일임을 체감할 수 있게 된다.” (1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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