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정석근 AI CIC장 겸 CTO가 "수능 잘 보는 것과 일 잘하는 것은 다르다"며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단순히 시험 점수만 높은 모델이 아니라, 실제 산업 현장에서 돈을 벌어다 주는 실무형 AI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3일(현지시간) MWC 현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정석근 CTO는 "벤치마크 점수(수능)가 높다고 실생활과 산업 현장에서 가장 좋은 모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우리는 산업 현장에서 실제로 '일 잘하는' 모델을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는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 "수능 1등이 업무 1등 아냐"… 벤치마크 지상주의 경계
그는 "대학 입시가 학력고사 한 방이 아니라 정시, 수시 등 다양한 기준으로 학생을 평가하듯 AI도 마찬가지"라며 "특정 벤치마크 문제를 누가 제일 잘 푸느냐로 끝장을 보는 것이 세계 AI 3강으로 가는 유일한 길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평가에서 엑사원이 좋은 점수를 받았다고 하지만, 그것이 모든 분야, 특히 실생활과 산업 현장에서 가장 좋은 모델이라는 뜻은 아니다"라며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 등 실제 산업 현장에서 즉시 전력감이 될 수 있는 모델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우선순위"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어려운 문제를 푸는 모델이 오히려 더 어려운 시험을 보게 되는 역설적인 상황이나, 쉬운 문제의 족보만 외워 시험을 잘 보는 것이 우리가 지향하는 목표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 "오픈AI 100% 복제보다 95%의 실용성이 중요"
빅테크와의 기술 격차에 대해 정 CTO는 수조 원을 들여 챗GPT나 제미나이를 100% 따라잡는 '전면전'보다는, 효율적인 '국지전'이 승산이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노벨상 수상자급 AI 5000만개를 만드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일상적인 기업 운영(Operation)에 노벨상 수상자가 투입될 필요는 없다"며 "빅테크 모델의 95% 수준만 따라가도 제조 현장 등에서 풀 수 있는 문제는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SKT의 LLM 개발 전략은 '하이브리드' 방식이다. 아주 어려운 과업은 오픈AI나 엔트로픽의 모델을 쓰되, 데이터가 쌓이고 상용화 단계에 이르면 자체 모델로 대체하는 방식이다. 정 CTO는 "외국 기술에 비해 6개월에서 1년 정도 뒤처지더라도, 우리만의 모델이 있기에 오케스트레이션(조율)을 통해 상당 부분을 대체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 "B2C 유료화는 신중히… GPUaaS는 수익성 확보가 관건"
에이닷(A.닷) 유료화에 대해서는 "돈을 벌겠다는 목표보다 고객이 기쁘게 돈을 낼 수 있는 유즈 케이스를 찾는 게 먼저"라며 상반기 유료화 여부는 여전히 검토 단계임을 시사했다.
최근 힘을 싣고 있는 GPUaaS(서비스형 GPU) 사업에 대해서는 "지금은 수요가 많아 팔리는 수준이지만, 마진율에 대한 리스크는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결국 누가 더 데이터센터를 싸게 짓고 운영비를 아끼느냐의 싸움"이라며 "SK그룹이 보유한 칩, 건설, 에너지 역량을 총동원해 부동산 임대업을 넘어선 기술 사업화를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 "6G, 기술적 마일스톤보다 사업 모델 검증이 우선"
퀄컴 등 글로벌 기업들이 6G를 AI 시대의 마지막 퍼즐로 꼽으며 2029년 상용화를 예고했지만, 정 CTO는 '실제 사용 사례'의 부재를 지적했다.
그는 "6G가 레이턴시(지연 시간)를 줄여줄 순 있겠지만, 과연 GPU가 내 근처(Edge)에 꼭 있어야만 하는 유즈 케이스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수년째 고민 중"이라며 "단순한 Q&A 서비스라면 굳이 비싼 비용을 들여 근처에 GPU를 둘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시간 웨어러블 기기나 제조 현장의 특수 목적 등 6G가 반드시 필요한 영역이 발견된다면 통신사에게는 큰 기회가 될 것"이라며 "2029년이라는 시점은 기술적 마일스톤인 동시에 사업 모델을 검증해내야 하는 마감 시한"이라고 정의했다.
정석근 CTO는 "기술을 아는 사업가와 사업을 아는 기술자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며 "단순한 모델 개발을 넘어 에너지, 건물, 소프트웨어를 아우른 'AI 데이터센터'라는 종합 패키지로 글로벌 경쟁에서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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