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지금이어야 했다" 메릴 스트립·앤 해서웨이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의 우아한 부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 매릴 스트립 앤 해서웨이 사진연합뉴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 매릴 스트립, 앤 해서웨이 [사진=연합뉴스]
전설적인 패션 아이콘, 미란다와 앤디가 2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서울에 상륙했다. 스마트폰이 세상을 지배하고 저널리즘의 지각변동이 일어난 2026년, 미란다와 앤디가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 서울에서는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감독 데이비드 프랭클) 내한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전 세계 영화 팬들의 영원한 우상 메릴 스트립과 앤 해서웨이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은 메릴 스트립은 설레는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한국에 오는 건 처음이다. 따뜻하게 맞아줘서 고맙다. 우리가 너무 사랑하는 영화를 보여드릴 수 있게 되어서 행복하고, 자랑스러운 작품을 들고 한국에 오게 되어 기쁘다"며 첫 인사를 건넸다.

함께 자리한 앤 해서웨이는 짧은 일정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며 한국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약간 섭섭한 게 조금 더 길게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별마당 도서관에 가는 게 저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는데 시간이 부족해서 아쉽다. 그럼에도 주어진 시간 안에 많은 걸 해보려고 한다. 어떻게 하면 맛있는 걸 많이 먹을 수 있을지 고민 중이다"라고 말해 현장에 웃음을 안겼다.

극 중 패션 매거진의 에디터를 연기한 두 배우에게 '한국 문화를 취재한다면 어떤 기획을 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이 던져졌다. 

앤 해서웨이는 "한국은 지금 젊은 세대의 문화를 이끌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많은 강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음악을 이끌고 있고 패션, 스킨케어 분야도 뛰어나 이에 대해 관심도가 높다. 풍부한 콘텐츠가 많다고 생각한다. 내가 극 중 앤디처럼 기획 에디터였다면 이런 부분을 어필하며 독자들을 타겟팅 했을 것 같다"며 "패션 에디터로서는 많은 걸 인터뷰해 보고 싶다. 박찬욱 감독, 봉준호 감독에 대한 인터뷰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메릴 스트리프 방한 사진연합뉴스
메릴 스트리프 방한 [사진=연합뉴스]

메릴 스트립은 "저는 한국 바비큐에 관심이 많다. 평소 LA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제 아들이 많이 가는 하키 경기장 근처에 한국 바비큐 매장이 있다"고 운을 뗀 뒤 "미국에서 지내다 보면 한국에 대해 많은 소식을 듣는다. 손자, 손녀가 6명이 있는데 매일 '케이팝 데몬 헌터스' 이야기를 하고 노래도 정말 좋아한다. K-팝, K-컬처의 영향을 받고 있다. 세계가 연결되어 있다는 뜻 같다. 서로의 삶에 영향을 미치지 않나. 저는 어릴 때 외국 문화를 경험해보기 어려웠지만 우리 손자, 손녀는 한국 문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 우리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국경을 초월한 문화적 연대를 강조했다.

영화계의 전설이 된 1편 이후 왜 20년이라는 시간이 지나서야 속편이 세상에 나오게 됐을까. 메릴 스트립은 그 시간이 반드시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왜 더 일찍 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고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20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이 이야기는 '지금'이어야 하는 작품이다. 20년이 지났기 때문에 1편을 보고 관객들이 놀랐듯, 2편 역시 놀랄 수 있을 거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특히 2026년이라는 현재의 미디어 환경은 작품의 핵심적인 배경이 된다. 

메릴 스트립은 "1편이 나왔던 2006년에는 아이폰이 출시되기 전이었다. 요즘은 누구나 스마트폰이 있지 않나. 스마트폰이 모든 걸 바꿨다. 저널리즘부터 인쇄 문화도 바뀌었고 엔터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우리 업계가 많은 변동을 겪으며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는데 재정적으로도 이런 어려움을 어떻게 해쳐나갈지 고민 있는 시점에 이 영화가 나왔다. 20년이 지난 시점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손 모아 인사하는 앤 해서웨이 사진연합뉴스
손 모아 인사하는 앤 해서웨이 [사진=연합뉴스]

앤 해서웨이 역시 "디지털 혁신, 혁명이 우리에게 미친 영향이 담긴다. 저널리즘, 패션도 영향을 받고 있지 않나"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캐릭터의 성장에도 주목했다. "앤디는 22살 대학을 막 졸업한 사회 초년생이었다. 20년이 지난 지금의 시점에서는 경력과 스킬이 쌓였고 자신만의 시각이 생긴 인물로 자신감도 있다. 앤디가 미란다의 잠재적 파트너로 등장하는데 그만큼 설득력이 부여된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이번 속편이 던지는 메시지는 주체적인 여성을 넘어 '나 자신'으로의 독립이다. 앤 해서웨이는 "2편에서는 앤디가 필요한 모든 공과금을 내고 있다. 좋은 사람이 있다면 좋겠지만 '나 혼자'로도 멋진 사람이라는 생각을 한다"고 전했다.

메릴 스트립은 70대 여배우로서 가지는 책임감과 대표성을 언급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70세 이상의 여성이 이런 보스를 연기한다는 게 영화에서 보기 힘든 일이다. 이렇게 대표성을 가진 인물을 연기하게 돼 기쁘다. 최근 보그 편집장 안나 윈투어와 함께 보그 커버를 장식했다. 포토그래퍼도 76세로 우리 모두 동갑내기였다. 50세 넘는 여성들이 조금씩 사라지고 그들의 의견이나 생각이 문화에 덜 반영되기도 하는데 이렇게 존재감 강한 사람들을 보여줄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밝혔다.

오랜 시간을 거쳐 다시 만난 만큼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는 더욱 단단해졌다. 앤 해서웨이는 "메릴은 연기할 때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는데 그 힘으로 많은 걸 얻는다. 메릴을 보며 깊이 있는 머리가 무엇인지, 얼마나 빠르게 머리가 회전하는지 느꼈다. 우리의 케미스트리라고 한다면, 메릴은 너무 잘하고 나는 그저 감탄한다. 그게 우리의 케미다"라고 찬사를 보냈다.

이에 메릴 스트립은 "2편을 찍을 때 우리끼리 에너지가 불이 붙고 생동감이 있어 재밌었다. 완전히 성장한, 성숙한 앤을 만나게 돼 즐거웠다. 에밀리 블런트도 재회하게 됐고 스탠리 투치도 다시 보게 돼 기뻤다. 우리 그룹 간의 케미는 더 뛰어나졌다"고 화답했다.

간담회 말미 제작진은 내한한 두 배우를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 한국 전통의 꽃신에서 영감을 받은 빨간색 하이힐이었다. 정교한 장인 정신이 깃든 구두를 본 배우들은 탄성을 내뱉으며 기뻐했다. 

메릴 스트립은 "엄청나다. 너무 아름답다. 많은 생각을 해주신 것 같다. 정교하게 만들어졌고 정말 아름답다"고 감탄했고, 앤 해서웨이는 "장인 정신이 느껴지는 구두다. 보물을 주신 것 같다. 얼른 집에 가져가고 싶다. 구두를 보며 오늘을 기억할 것 같다"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메릴 스트립 앤 해서웨이 사진연합뉴스
메릴 스트립, 앤 해서웨이 [사진=연합뉴스]

마지막 인사를 전하며 두 배우는 이날 오후 7시로 예정된 팬들과의 만남을 기대했다. 메릴 스트립은 "사실 이제부터 오늘을 시작하는 셈이다. 이따 저녁에도 팬들과 만나게 될 텐데 큰 환대를 해주어 고맙다. 한국에 있는 모든 분께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고 싶다"고 말했고, 앤 해서웨이는 "오늘 인생,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좋았고 멋진 무대를 만들어줘서 고맙다. 한국에 다시 올 수 있게 돼 영광"라며 인사를 마무리했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는 전설적인 패션 매거진 '런웨이'의 편집장 '미란다'와 20년 만에 기획 에디터로 돌아온 '앤디'가 럭셔리 브랜드의 임원이 된 '에밀리'와 재회하고, 완전히 달라진 미디어 환경 속에서 다시 한번 패션계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분투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오는 4월 29일 전 세계 최초로 국내 극장에서 개봉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