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면이 일본에서 매운맛 시장을 만들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김대하 농심재팬 법인장은 지난 15일 일본 도쿄 신라면분식에서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신라면의 현지 성과를 이같이 평가했다. 그는 "일본 라면 시장은 쇼유, 미소, 돈코츠 등 맛 장르 중심으로 형성돼 있고, 진출 당시 매운라면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았다"며 "신라면이 소비자 인식을 바꾸며 시장을 키워왔다"고 말했다.
일본 라면 시장은 연간 약 7조원 규모다. 그동안 일본 소비자들은 담백하거나 깊은 국물 맛을 선호해 매운맛 제품은 비주류에 머물렀다. 하지만 최근 들어 매운맛을 즐기는 소비층이 늘면서 관련 제품이 다양해지고 시장 규모도 확대되는 추세다. 현재 일본 전체 라면 시장에서 매운라면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6% 수준까지 올라왔다.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신라면이 있다. 신라면은 일본 매운라면 시장에서 약 40%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독보적인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김대하 법인장은 "처음에는 ‘너무 맵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지만, 제품을 변형하지 않고 원형 그대로 밀어붙였다"며 "한 번은 낯설지만 두세 번 반복해 먹다보면 익숙해진다는 점에 주목했고, 결국 ‘맛있게 매운 라면’이라는 인식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신라면이 개척한 매운라면 시장은 이제 일본 현지 기업들도 눈독을 들이는 성장 카테고리로 진화했다. 일본 인스턴트 라면 시장 1·2위 기업인 닛신과 도요스이산이 한국풍 매운맛을 내세운 신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시장에 뛰어든 것이 단적인 예다.
성과는 실적으로도 확인된다. 농심 일본법인 매출은 2019년 약 71억엔에서 2020년 95억엔, 2021년 111억엔으로 성장했으며, 연평균 17% 수준의 증가세를 이어가며 2025년 200억엔을 넘어섰다.
현재 일본법인 매출의 70~80%는 신라면에서 나온다. 2025년 기준 신라면 매출은 약 165억엔으로, 2002년 법인 설립 이후 일본 내 누적 판매액은 한화로 1조원을 넘어섰다. 단일 브랜드 의존도가 높은 구조지만, 그만큼 시장 내 지배력이 확고하다는 의미기도 하다.
최근에는 신제품 ‘신라면 툼바’가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이 제품은 세븐일레븐·패밀리마트·로손 등 일본 3대 편의점 약 5만3000개 전 점포에 입점했다. 해외 라면 브랜드가 주요 편의점 전 점포에 입점한 것은 이례적인 사례로 꼽힌다.
세븐일레븐에 공급한 초도 물량 100만개는 2주 만에 완판됐으며, 이후 3차례에 걸친 추가 물량도 연이어 소진되며 일본 유통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현재 일본 내 누적 판매량은 1000만개에 달한다. 편의점 중심의 일본 유통 구조를 고려하면 전 점포 입점 자체가 높은 진입장벽을 넘은 것이라는 평가다.
앞으로 농심은 신라면 중심 구조를 유지하면서 브랜드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선다. 김 법인장은 "현재 매출 대부분이 신라면에 집중돼 있지만 제2파워브랜드를 키울 시점"이라며 "너구리를 중심으로 추가 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장기적으로는 2030년까지 일본 매출 400억엔 달성과 함께 현지 인스턴트 라면 시장 5위 진입을 목표로 잡았다. 김 법인장은 "일본에서 농심이라는 회사 이름을 아는 사람은 20%에 불과하지만 신라면은 누구나 안다"며 "브랜드를 심고 그 나라 식문화에 스며드는 것이 농심의 핵심 철학이자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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