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적 금융 늘렸다지만…위험은 공공이, 자금은 우량차주가

  • 시중은행, 생산적 금융 위해 신보에 총 365억 출연

  • 최대 100배 대출 공급 효과…보증비율은 최대 100%

  • 은행은 위험 없이 대출 공급 가능…보증기관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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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은행권이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해 기업대출 공급을 늘리고 있지만, 실제 자금은 혁신기업·소상공인보다 우량 차주에 집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조(兆) 단위 금융지원 발표에도 현장의 체감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하나·우리·기업은행은 올 들어 신용보증기금에 총 365억원을 출연했다. 특별출연 305억원과 보증료 지원 60억원을 합한 금액이다. 이들 은행을 포함해 7개 은행이 비수도권 지원을 위해 출연한 금액도 672억원이다.

은행은 신보·기보(기술보증기금)와 같은 정책보증기관에 특별출연을 하면 보증기관은 이를 재원으로 협약보증을 발급하고 은행은 해당 보증서를 담보로 중소기업에 대출을 공급한다. 금융권에서는 통상 출연금 20~100배의 대출 공급 효과가 발생한다고 본다. 1000억원 정도의 출연금으로 체감할 수 있는 금융지원 규모가 수조원에 달하는 것이다.

문제는 은행들의 실질적인 신용위험을 공공기관이 책임지는 방식이라는 데 있다. 보증기관의 보증서가 붙은 대출은 부실이 발생해도 은행은 별로 손해를 보지 않는다. 손실을 보증기관이 갚기 때문에 은행은 최대 90~100%까지 원금 회수가 가능하다. 은행 입장에서는 건전성 부담 없이 대출 자산을 늘릴 수 있는 셈이다.

물론 보증서를 담보로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이 운전자금과 시설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생산적 금융의 마중물 역할을 한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다른 의미로는 위험을 떠안은 보증기관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보증기관의 대위변제액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신보·기보·지역신보에서 보증을 받고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았으나 빚을 제때 갚지 못한 사고기업 수는 3월 기준 1만3851곳으로 전월(4907곳) 대비 2.8배 증가했다. 이에 따른 대위변제금은 5948억원으로 한 달 만에 400억원 넘게 늘었다.

반면 은행이 직접 리스크를 안고 내주는 대출은 대체로 우량 차주에 쏠려 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3월 말 대기업대출 잔액은 179조119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5.12% 늘었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대출 잔액(680조7618억원)은 0.94% 증가에 그쳤다. 생산적 금융이 혁신기업·벤처·중소기업 지원을 표방하고 있지만 실제 자금은 신용도 높은 대기업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취약차주를 위한 제도권 금융 문턱이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출 가운데 79.8%는 담보대출, 10.6%는 보증인 대출인 반면 순수 신용대출 비중은 9.6%에 불과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생산적 금융 확대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건전성 규제를 유지하기 위해선 상대적으로 안전한 차주에게 자금이 쏠릴 수밖에 없다"며 "진정한 취지의 생산적 금융을 위해서는 위험 분담 구조와 자금 배분을 통한 질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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