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 롤러코스터] 올해 400조, 내년 500조 훌쩍…역대급 초과 세수에 재정운용 '갈림길'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재정경제부 사진김유진 기자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재정경제부. [사진=김유진 기자]

올해 25조~35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초과 세수에 이어 내년 국세 수입이 500조원을 돌파해 당초 전망을 크게 웃돌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정부 재정 운용이 중대한 갈림길에 섰다. 최근 몇 년간 세수 결손에 시달리던 흐름과는 정반대 국면이어서 ‘유례없는 세수 호황’ 속에서 재정 기조를 어떻게 설정할지를 둘러싼 논쟁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26일 재정경제부 등에 따르면 올해 국세 수입은 당초 전망을 크게 웃돌며 400조원을 넘어 약 415조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2025~2029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통해 올해 국세 수입을 약 390조원, 내년은 412조원 수준으로 전망한 바 있다. 연평균 4.6% 증가를 전제로 한 보수적인 추계였지만 최근 여건 변화로 추가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올 들어 세수 여건은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반도체 경기 호황과 증권시장 활황, 고용 회복 등에 힘입어 세입이 예상보다 크게 늘면서 정부는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 편성 당시 22조6000억원 규모의 세입경정을 단행했다. 세입경정은 당초 예상보다 세수가 더 걷히거나 덜 걷힐 때 예산을 조정하는 절차다.

세목별로 보면 법인세가 14조8000억원 늘고 증권거래세·농어촌특별세도 10조3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여기에 근로소득세도 4조8000억원 늘어나는 등 전반적인 세수 기반이 확대되는 흐름이다.

다만 주요 세목 전반에서 증가세가 예상보다 더 가팔라지면서 올해 초과 세수가 1차 추경 재원으로 활용된 25조원을 넘어 최대 35조원에 이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여기에 내년 세수 증가 폭은 올해 수준을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반영한 삼성전자(300조원), SK하이닉스(198조원) 등 주요 기업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단순 적용했을 때 이들 두 기업의 법인세 수입만으로도 130조원 이상 추가 세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에 따라 내년 국세 수입은 기존 412조원 전망치를 크게 웃돌아 500조원을 훌쩍 넘어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처럼 예상 밖의 세수 증가가 현실화하면 정부의 재정 운용 방향을 둘러싼 논쟁도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초과 세수를 국채 상환에 활용해 재정건전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최근 몇 년간 세수 결손에도 확장 재정을 이어오며 국가채무가 빠르게 증가한 만큼 지금이 재정 여력을 복원할 기회라는 논리다.

반면 저성장 국면에서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정부 역시 성장 기반 확충을 위한 재정 투입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지난 21일 기자간담회에서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재정의 역할이 필요하다”며 확장 재정 기조 필요성을 시사했다. 잠재성장률 하락이 고착화되는 상황에서 신산업 투자와 구조개혁을 위한 재정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다만 이러한 ‘세수 호황’이 구조적이라기보다 특정 산업 사이클에 의존한 일시적 현상이라는 점에서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고유가·고환율 등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기업 실적 변동에 따라 세수가 급격히 흔들릴 수 있는 구조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재정 운용의 큰 방향은 지방선거 이후 6월 열릴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이 회의는 대통령 주재로 중장기 재정운용 방향과 내년도 예산 편성의 기본 원칙을 결정하는 자리로, 사실상 정부 재정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초과 세수 활용 방안 역시 이 회의에서 구체적인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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