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 계열 텍사스 지역 방송인 KVUE는 6일(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이란과 미국의 댈러스 경기 가능성에 대해 짚었다. 미국은 파라과이, 호주, 튀르키예와 더불어 D조, 이란은 벨기에, 이집트, 뉴질랜드와 더불어 G조에 속해 있는데, 두 팀이 모두 조 2위를 차지하면 7월 3일 댈러스에서 경기를 하게 된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미국의 독립기념일 250주년(7월 4일)을 하루 앞둔 날이다.
이날 KVUE는 미국과 이란이 맞붙었던 1998년 프랑스 월드컵 경기를 소개했다. 남동부 리옹에서 열린 이 경기는 '월드컵 역사상 가장 정치적인 경기'로 꼽힌다고 방송은 전했다. 당시 이란이 미국에 2대 1로 이겼으며, 이 경기 역시 양국의 정치적 긴장감이 고조된 상황에서 치러졌다. 경기장 앞에는 무장 경찰 150명이 배치됐으며, 경기장에는 팬 3000명이 정치적 구호가 담긴 현수막을 흔들었다. 양국은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다시 붙었다. 그 당시에는 히잡을 쓰지 않고 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에 구금돼 사망한 22세 이란 여성 마사 아미니 사건으로 전 세계의 분노가 번지던 때다. 이때는 미국이 1대 0으로 이겼다.
하지만 정치적 긴장감으로 치면 올해는 예년과 비교가 안 된다. 무엇보다 사실상 국왕처럼 나라를 통치해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제거됐다.
실제로 미국 정부는 이란 선수들에게는 문제없이 비자를 발급했지만 일부 이란 축구협회 관계자들에게는 비자 발급을 거부했다. 뉴욕타임스는 선수단 26명은 전원 비자를 받았지만, 코치, 트레이너, 분석가, 의료진 등 지원 인력 10여 명과 이란 축구연맹 관계자들은 비자가 거부됐다고 보도했다. 5일 ABC뉴욕에 따르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이란 선수들의 비자 발급에는 문제가 없지만 스포츠와 상관없는 혁명수비대 인사 등에 대해서는 면밀히 살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슬람혁명수비대 사령관 출신인 마흐디 타즈 이란축구협회장은 이에 대해 "미국의 지배자들은 미움을 받고 있어 누구도 그 나라에 가기를 원하지 않지만, 월드컵이 거기서 열려 선수들은 가야 한다"고 비판했다고 이란인터내셔널은 전했다.
실제로 양국의 경기가 이루어질지는 토너먼트 성적에 따라 결정된다. CBS 스포츠는 미국이 D조의 1~2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있고, 이란은 강호 벨기에에 이어 이집트와 2~3위 자리를 놓고 경쟁할 것으로 전망했다.
15일 첫 경기가 열리는 로스앤젤레스(LA)에서도 논란이 예상된다. 현지 매체 LA이스트에 따르면, LA는 이란 국외에서 이란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LA 인근에는 이란계 23만명이 살고 있다. 이 중에 상당수는 이슬람 신정에 반대해 도피한 사람들이다. 이들이 경기장에 이란 왕정 시절의 국기를 반입해 시위를 벌일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국제축구연맹(FIFA)은 왕정 시절 국기를 월드컵 경기장에서 금지할 계획이라고 디애슬레틱은 보도했다.
한편, 이란과 이스라엘은 8일을 기해 서로를 향한 총부리를 잠시 멈춘 상태다. 이날 새벽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스라엘과 이란은 반드시 총격을 멈춰야 한다"고 강조한 직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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