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 넘길 듯"…현대차 임단협 장기전에 기아·현대제철 파업 수순

  • 휴가 전 타결 불투명 그룹 내 노사 갈등 확산

29일 울산시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명촌정문에서 오전조 근무자들이 부분파업으로 일찍 퇴근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이날부터 31일까지 사흘 동안 매일 4시간 파업한다
29일 울산시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명촌정문에서 오전조 근무자들이 부분파업으로 일찍 퇴근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이날부터 31일까지 사흘 동안 매일 4시간 파업한다. [사진=연합뉴스]
현대자동차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이 여름휴가 이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노조는 9일째 부분 파업을 이어가며 사측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노사 간 입장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까지 파업 수순에 들어서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 전반으로 노사 갈등이 확산하는 양상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이날부터 31일까지 사흘간 매일 4시간씩 부분 파업에 돌입했다. 이번 부분 파업에는 상시주간조는 물론 일반직 조합원도 동참한다. 이날 오후 8시에는 울산공장 본관 잔디밭에서 조합원 총파업 결의대회를 갖는다.

현대차 노조는 여름휴가를 앞두고 사측을 향한 압박 수위를 한층 높이고 있다. 앞서 노조는 지난 13~15일 매일 2시간, 20~22일 매일 4시간 부분 파업을 진행한 바 있다. 부분 파업 총 일수는 9일이다.

노조는 회사의 실적 개선에 비해 직원들의 보상 수준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노조 자체 분석에 따르면 2020년을 100으로 봤을 때 지난해 현대차 영업이익 지수는 520까지 증가한 반면 임원 보수는 220, 직원 1인 평균 임금은 140 수준에 그쳤다. 쟁의대책위원회는 "영업이익 증가와 임원 보수, 직원 평균 임금 간 격차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사 간 입장차도 여전하다. 회사는 월 기본급 8만9000원 인상과 성과금 350%+1000만원, 자사주 15주 지급 등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이를 거부했다.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지난해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해고자 복직, 정년 65세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사는 지난 8일 열린 15차 교섭 이후 3주째 공식 교섭에서 별다른 진전을 내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 국내 공장이 다음 달 3일부터 7일까지 하계휴가에 들어가는 만큼 올해 임단협 타결은 휴가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이달 말 부분 파업 기간에도 극적인 교섭 재개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노사 갈등과 파업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 내 갈등도 확산하고 있다. 기아는 지난 27일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으로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했다. 노조는 주 4.5일제 도입 등을 핵심 요구안으로 내세운 가운데, 오는 30일 1차 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파업 시기와 수위 등을 최종 논의할 예정이다.

현대제철 노조도 중노위 조정 중지 결정과 찬반투표 가결로 쟁의권을 확보했다. 노조는 기본급 인상과 전년보다 150%포인트 높은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철강업계 불황과 경영 여건 악화 등을 이유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당진·포항 제철소 등 주요 사업장의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주요 수요처의 철강재 조달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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