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모토 강진에 日 반도체 벨트 흔들…"TSMC, 토요타 생산 차질"

  • 직원 전원 대피·건물 안전 확인… 제2공장 일부 공사 중단

  • 도쿄일렉트론·TOPPAN 가동 멈춰… 소니·르네사스 피해 점검

28일 일본 구마모토현에서 발생한 규모 71의 강진으로 파손된 쇼핑몰 이온몰 건물사진EPA연합뉴스
28일 일본 구마모토현에서 발생한 규모 7.1의 강진으로 파손된 쇼핑몰 이온몰 건물[사진=EPA·연합뉴스]



28일 일본 구마모토현에서 규모 7.1의 강진이 발생한 여파로 현지 제조업체들이 잇따라 가동을 멈추거나 피해 점검에 들어갔다. 특히 구마모토현은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를 비롯해 소니,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 도쿄일렉트론 등 반도체 제조·장비 업체의 공장이 위치한 주요 생산거점인 만큼 일본 반도체 공급망에 차질이 빚어지는 모습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TSMC 공장이 있는 구마모토현 기쿠요마치에서는 진도 5강이 관측됐다. 진도 5강은 일부 건물에서 피해가 발생하고, 고정해 두지 않은 가구가 넘어질 수 있는 수준의 떨림이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TSMC는 "직원 대피 기준치에 도달했다"며 직원들을 옥외로 대피시켰다. 직원 전원이 무사한 것을 확인한 뒤 공장 건물의 안전성을 점검하고 직원들을 차례로 복귀시켰으며, 생산시설의 피해 여부도 점검하고 있다.

대만 경제일보에 따르면 TSMC는 지진으로 일시 중단했던 구마모토 공장의 조업을 단계적으로 정상화하고 있다. 다만 공장 건물의 피해 조사를 마치고 구조적 안전을 확인했음에도, 생산설비에 미친 영향에 대한 세부 점검과 평가는 계속하고 있다. 건설 중인 제2공장에서는 직접적인 피해가 확인되지 않았으나, 여진 가능성을 고려해 일부 공사가 중단됐다.

구마모토 공장은 TSMC가 일본에 세운 첫 생산 거점으로, 자회사 JASM이 운영한다. 자동차 등에 쓰이는 로직 반도체를 만드는 제1공장은 2024년 12월 양산을 시작했다. 제2공장은 2028년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닛케이아시아는 "구마모토 지진으로 일본 남부의 TSMC, 토요타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현지 반도체 관련 업체들이 잇따라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소니그룹은 지진 직후 기쿠요마치의 이미지센서 공장 가동을 멈추고 건물과 생산설비의 피해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고시시에 건설을 마치고 가동을 준비하던 제2공장은 건물과 설비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두 공장 모두 인명 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기쿠요마치 공장의 생산 재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도 자동차용 반도체 등을 생산하는 구마모토시 가와시리 공장과 니시키마치 공장의 조업을 28일부터 중단했다. 벽면 균열과 누수, 천장 패널 낙하가 확인돼 생산 설비와 생산 중이던 제품을 조사하고 있다.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클린룸은 유지됐으며 인명 피해는 없었다.

반도체 제조 장비 업체 도쿄일렉트론은 건물과 설비에 큰 손상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29일 고시시와 오즈마치 사업장의 가동을 멈추고 안전 점검에 들어갔다. TOPPAN홀딩스도 다마나시의 반도체·패키지 공장 조업을 중단했으며, 재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미쓰비시전기도 기쿠치시와 고시시의 전력 반도체 공장 두 곳의 조업을 멈추고 안전을 점검하고 있다.

자동차, 유통 등 산업도 피해


지진 피해는 반도체 업계에만 머물지 않았다. NHK에 따르면 혼다는 이륜차 등을 만드는 구마모토 제작소의 가동을 31일까지 중단하기로 했다. 누수로 피해를 본 설비를 복구하고 부품 조달처의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토요타자동차는 생산 자회사인 토요타자동차규슈의 후쿠오카현 내 미야타·간다·고쿠라 공장 가동을 28일 중단했다가 29일 아침 재개했다. 그러나 부품 조달처의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설비를 다시 점검하기 위해 29일 저녁부터 31일까지 생산을 다시 멈추기로 했다.

제조업 시설 가운데 현재까지 인명 피해가 가장 큰 곳은 일본제지의 야쓰시로 공장이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이 공장에서는 굴뚝 일부가 부러져 쓰러졌고, 직원 11명이 공장 안에 갇혔다. 이 가운데 4명이 구조됐으며, 2명은 심정지 상태다. 인쇄용지와 신문용지 등을 연간 약 30만t 생산하는 이 공장은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한편 유통 현장에서도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28일 오후 6시 직전 이온몰 구마모토에서 폭발로 2층 일부가 붕괴했다. 구마모토현 재해대책본부는 사망자 3명, 부상자 5명으로 집계했으며, 안부가 확인되지 않은 인원은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건물 설비에서 LP 가스가 누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경찰과 소방, 자위대는 수색을 이어갔다.

기상청은 향후 1주일간, 특히 2~3일간 최대 진도 7 정도의 강한 흔들림에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물류 차질도 확산하고 있다. 야마토운수는 구마모토현 전역에서 집화와 배송을 중단했고, 사가와규빈도 구마모토시와 야쓰시로시 등지에서 집화·배송을 멈췄다. 일본우편도 구마모토현을 오가는 소포 접수를 중단했다.

2016년 4월 구마모토지진 당시 일본 내각부는 공장과 사회기반시설 등의 훼손액을 약 2조 4000억~4조 6000억 엔((21조 2541억~40조7220억원), 지진 발생 뒤 34일간 역내 생산액 손실을 900억~1270억 엔으로 추산했다. 이번에도 생산설비 피해와 함께 여진, 교통·물류 차질이 산업 피해 규모를 가를 전망이다.

한편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이날 오전 기준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13명으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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