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수사 3갈래로…'투표자 수·용지 부족·해외 출장' 의혹 정조준

  • 합수본, 임의 수정 관련 첫 피의자 소환 조사

  • 노태악 주거지·휴대전화 압색영장 재청구 검토

지난 27일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에서 6·3 지방선거에서 44표 차로 당락이 갈린 경남 통영시장 선거에 대한 재검표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7일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에서 6·3 지방선거에서 44표 차로 당락이 갈린 경남 통영시장 선거에 대한 재검표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3 지방선거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투표자 수 임의 수정 의혹과 관련해 선거관리위원회 직원에 대해 첫 피의자 조사를 진행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의 부부 동반 해외 출장 의혹 수사도 진행하면서 합수본 수사가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국민참정권 침해 진상규명을 위한 검경 합동수사본부(본부장 김태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이날 경기선관위 소속 실무자 A씨를 업무방해 등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합수본이 투표자 수 수정 의혹과 관련해 선관위 직원을 피의자로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씨는 지방선거 당일 김포시선관위 직원으로부터 투표자 수 오입력 처리 방안을 문의받은 뒤 중앙선관위 관계자와 수정 방식과 입력 수치 등을 논의해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합수본은 확보한 내부 메신저 대화 등을 토대로 실제 투표 현황과 다른 수치가 시스템에 반영됐는지, 수정 과정이 내부 규정에 따라 이뤄졌는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합수본은 중앙선관위 관계자도 조만간 불러 수정 지시 경위와 보고 체계를 확인할 방침이다. 앞서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보한 메신저에는 경기선관위뿐 아니라 충청권 선관위의 투표자 수 수정 정황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선관위가 국회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사태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서도 충북 진천군 진천읍 제2투표소와 경기 의왕시 부곡동 제3투표소, 김포시 구래동 제2투표소에서 투표자 수가 잘못 입력된 사실이 확인됐다.

선관위는 일부 투표소에서 시간대별 투표자 수를 과다 입력하는 착오가 발생했고, 구·시·군 단위 총투표자 수를 유지하기 위해 같은 읍·면·동 내 다른 투표소에 과다 입력분을 나눠 반영하도록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김포시에서는 오전 8시부터 오후 1시까지 누적 투표자 수를 중복 계산해 과다 입력한 뒤 다른 8개 투표소에 수치를 나눠 수정했고, 진천군은 오전 10시 입력값을 오후 3시까지 동일하게 유지했다. 의왕시 역시 실제보다 많은 투표자 수를 입력한 뒤 투표 마감 때까지 유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합수본은 이러한 수정이 단순 입력 오류를 바로잡는 과정이었는지, 실제 투표자 수와 다른 통계를 만들기 위한 것이었는지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합수본은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한 서울 송파구선관위 선거담당관과 선거1계장을 전날에 이어 이날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이들은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이 발생할 가능성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고, 현장의 추가 투표용지 요청에도 즉시 대응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합수본이 수사 과정에서 혐의를 새로 포착해 선관위 직원을 입건한 첫 사례다.

노 전 위원장의 부부 동반 해외 출장 의혹 수사도 이어지고 있다. 합수본은 이날 중앙선관위 관계자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출장 경위와 예산 집행 과정 등을 조사했다. 앞서 노 전 위원장의 비서 등도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합수본은 노 전 위원장의 주거지와 휴대전화에 대한 압수수색영장도 청구했지만, 법원은 압수수색의 필요성과 관련성이 부족하다며 기각했다. 다만 중앙선관위원장 사무실 등에 대해서는 영장을 발부받아 압수수색을 진행했으며, 확보한 자료와 참고인 진술을 토대로 혐의를 보강한 뒤 영장을 다시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노 전 위원장은 재임 중 세 차례 해외 출장에 배우자를 동반하고도 사후보고서에 동행 사실을 기재하지 않는 등 업무상횡령 혐의를 받는다. 배우자 출장비 약 4700만원은 국고에 반납했으며, 본인은 배우자 동행을 먼저 요구한 사실은 없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합수본은 압수물 분석과 피의자·참고인 조사를 병행하며 투표자 수 수정 의혹과 투표용지 부족 사태, 노 전 위원장 출장 의혹 등 선관위를 둘러싼 3대 의혹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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