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목요일'은 피했지만 투자심리는 끝내 살아나지 못했다. 삼성전자의 2분기 호실적에도 국내 증시는 사흘 연속 약세를 이어갔고, 이틀 연속 급락장을 버티지 못한 개인투자자들은 차익 실현에 나서며 시장을 떠나는 모습이다.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과 '빚투'(빚내서 투자) 지표인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감소하면서 개인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9.68포인트(1.23%) 내린 5593.56으로 마감했다. 지수는 전장 대비 18.53포인트(0.33%) 오른 5681.77에 출발한 뒤 등락을 반복했지만 오후 들어 낙폭을 키우며 결국 하락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전장 대비 17.90포인트(2.70%) 내린 644.78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조3329억원, 665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하단을 방어했지만 약세 흐름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장 초반 시장을 떠받친 것은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가 이날 3개 분기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발표하면서 반도체주 투자심리가 일시적으로 살아났다. 삼성전자는 장중 전장 대비 8.39% 오른 22만6000원까지 치솟았고 SK하이닉스도 한때 4.14% 상승했다. 하지만 반등은 오래가지 못했다. 두 종목은 이후 나란히 하락 전환해 각각 0.72%, 5.64% 내린 채 거래를 마쳤고, 코스피 역시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지수를 방어하는 사이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4199억원을 순매도하며 시장을 떠났다. 개인 투자심리 위축은 대기자금 감소에서도 확인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9일 투자자예탁금은 109조593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최대치였던 6월 4일 139조6950억원보다 21.55% 감소한 수치다. 빚투 규모도 감소세다. 같은 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한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2조9950억원으로 지난달 24일 38조6330억원보다 14.59% 줄었다.
이 가운데 인공지능(AI)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앞세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경쟁적으로 높여왔던 증권사들은 최근 들어 잇달아 목표주가를 낮추는 모습이 포착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에 대한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 증권사는 신한투자증권(420만원→270만원), 한화투자증권(430만원→315만원), NH투자증권(410만원→340만원), 대신증권(390만원→320만원) 등이다. 전날 미래에셋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55만원에서 37만원으로 33% 내려 잡았다.
한편 증권가는 최근 주가 조정이 실적보다는 투자심리 위축에 따른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이익 피크아웃, AI 투자사이클 종료 등 주도주인 반도체를 둘러싼 부정적인 내러티브가 형성되고 있는 시기일 뿐, 실적 추정치가 본격적으로 꺾이는 등 펀더멘털 훼손이 현실화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8월 초까지 예정된 대형주 실적 이벤트를 치르는 과정에서 재차 상향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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