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화천군 사내면 삼일계곡이 본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 계곡 내 무단 점유 시설이었던 방갈로가 철거되면서 시야가 트였다. 다만 계곡을 지키는 관리 체계는 여전히 빈틈을 드러냈다. 여름철 피서객이 몰리는 상황에서 청정 자연과 주민 취수원을 보호하려면 이용객의 자발적 질서 준수와 함께 행정의 후속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오전 찾은 삼일계곡. 물은 맑았고 바닥 자갈이 또렷이 보였다. 방갈로가 있던 자리는 정리돼 한층 탁 트였다. 그러나 현장은 정돈된 듯하면서도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계곡 주변에는 돗자리와 그늘막이 빼곡히 들어섰다. 일부 이용객은 물가 인근에서 취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먹다 남은 음식물과 쓰레기가 그대로 방치된 모습도 눈에 띄었다. 안내 표지판은 설치돼 있었지만, 이를 관리하거나 계도하는 인력은 보이지 않았다.
피서객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가족 단위 방문객부터 단체 이용객까지 계곡 곳곳을 메웠다. 화악터널에서 삼일계곡으로 이어지는 도로는 편도 1차선이지만, 도로 양쪽에 차량이 길게 주차되면서 교행이 어려운 구간이 이어졌다. 주민들은 응급 상황 발생 시 긴급 차량 진입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장에서는 기본 이용 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모습도 확인됐다. 취사 금지 구역으로 보이는 곳에서 버너를 사용하는 장면이 목격됐고, 일부 이용객은 계곡 깊은 곳까지 들어가 물놀이를 즐겼다. 쓰레기를 되가져가야 한다는 안내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두고 떠난 흔적도 남아 있었다.
주민들은 방갈로 철거 이후 오히려 관리 공백이 생겼다고 지적한다. 과거에는 영업 인력이 상주하며 일정 부분 관리가 이뤄졌지만, 현재는 상시 관리 체계가 미흡해 쓰레기 문제와 이용 질서 혼란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인근 주민 A씨는 “방갈로 철거 자체는 반길 일”이라면서도 “지금은 주민들이 피서객이 버린 쓰레기까지 치워야 하는 상황이다. 이용객이 늘어난 만큼 관리도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건 수질이다. 삼일계곡은 삼일리 주민들의 취수원이다. 음식물과 생활오수, 각종 쓰레기가 유입되면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에게 돌아간다. 일상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농작물 피해를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부 외지인이 고추와 깻잎 등 농산물을 무단으로 채취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제지하면 “몰랐다”며 사과하고 돌아가는 경우도 있지만, 언성을 높이며 항의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화천군 관계자는 “주민 불편과 현장 문제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며 “변경된 제도에 맞춰 조속히 계도 인력을 배치하고 관리 대책을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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