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권 결제했지만 피부과 돌연 폐업에 고객들 분통..."시급히 환불돼야"

  • 피해자 30여명·피해액 10만원~200만원선…늘어날 가능성

  • 피부과 "재원 확보해 회생 전 가능 범위에서 환불 노력"

서울 강서구 한 피부과가 폐업하면서 입구 앞에 회생 절차를 밟고 있다고 입장문을 붙여 놓았다 사진제보자 제공
서울 강서구 한 피부과가 폐업하면서 입구 앞에 회생절차를 밟고 있다고 입장문을 붙여 놓았다. [사진=제보자 제공]

서울 강서구의 유명 피부과가 폐업하면서 회원권을 결제한 고객들이 환불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피해자들은 폐업에 대한 사전 안내가 없었고 폐업 직전까지 이벤트를 통해 병원이 결제를 유도했다고 말했다. 반면 의원 측은 "일부 고객이 문자를 받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이벤트는 기존 고객들의 남은 적립금을 소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4일 아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강서구 발산동에 위치한 A피부과는 지난달 31일 폐업을 결정했다. 그러나 피부과는 폐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회원권을 선결제한 고객들에게 환불을 이행하지 못했다.

아주경제가 피해자 B씨에게 제보 받은 자료를 통해 파악된 피해자는 현재 30명(3일 기준)에 달하며 이들은 주로 20~50대 여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금액은 1인당 10만원에서 많게는 200만원 내외로, 미환불 금액을 합하면 피해 금액은 수천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피해 인원과 금액은 향후 더 늘어날 수 있다. 피해자들은 의원 측의 폐업 공지와 회생절차 진행 과정이 제대로 안내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폐업 사실을 알지 못하다가 회생절차에 돌입했다는 문자로 폐업을 알게 된 피해자고 있고, 현재까지도 안내 받지 못한 피해자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C씨는 "지난달 11일 병원이 폐업한다고 안내했고 환불 혹은 시술 중 결정하라고 해서 환불을 요청했다"고 설명했고, D씨도 "지난달 24일 시술받을 당시 폐업 안내를 받은 뒤 계좌번호를 적었고 병원 측에서 환불 신청 및 계좌 정보가 정상적으로 접수됐다고 안내했다"고 말했다.

다만 B씨는 다른 피해자들과는 상황이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일 시술을 받을 당시만 하더라도 아무런 안내를 받지 못했다. 이후 시술에 대해 아무런 생각도 없다가 지난달 31일 '환불 불가' 문자가 왔다"며 "지인이 같은 의원을 다니는데 제 이야기를 듣고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의원 측은 지난달 31일 "계속된 재정 악화로 자금 지급 능력이 고갈돼 정상적인 환불이 어렵다. 법원 회생절차를 통해 계획안에 맞춘 변제가 진행될 예정"이라는 내용의 문자를 고객들에게 보냈고, 병원 앞에도 동일한 문구의 게시글을 부착했다.
 
왼쪽 서울 강서구 피부과 의원이 지난달 30일까지 환불을 처리해 주겠다고 밝힌 사진 오른쪽 폐업 직전이던 7월까지 감사제 이벤트를 진행한 피부과 의원 안내 문자사진제보자 제공
(왼쪽) 서울 강서구 피부과 의원이 지난달 30일까지 환불을 처리해 주겠다고 밝힌 사진. (오른쪽) 폐업 직전이던 7월까지 감사제 이벤트를 진행한 피부과 의원 안내 문자[사진=제보자 제공]

갑작스러운 폐업 통보와 회생절차 개시 문자에 피해자들은 의원 측과 연락을 시도했지만 접근할 수 없었다.

C씨는 "(환불 신청 이후) 두세 차례 '입금이 왜 안 됐냐'고 물어보니 '곧 환불될 예정이다'는 설명이 있었고, 폐업 후에도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응대할 것이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을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회생절차 문자를 받은 뒤 전화를 무려 60통이나 했지만 의원 측과 연락이 되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B씨도 "문자를 처음 받고 병원에 가서 보니 공지글이 붙어 있었고 병원은 이미 닫혀 있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날 인터넷에서도 해당 의원의 정보는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들은 폐업이 예정된 상태에서 6~7월에 이벤트를 열어 결제를 유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D씨는 병원 측에서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유하며 "의원에서 이벤트 공지가 6월에 6번, 7월에 1번 채팅방을 통해 전달됐다"고 말했고, B씨는 "6월쯤 더 저렴하게 해준다고 하면서 의원 측이 계좌이체를 유도했다고 말한 피해자도 있다"고 주장했다. 폐업이 예정돼 있던 상황에서 이벤트를 통해 고객을 유치했다면 불법 소지가 있다는 주장이다.

더 큰 문제는 의원 측이 회생절차를 밟게 되면서 피해자에게 환불될 가능성이 미지수라는 점이다.

E씨는 "저는 카드로 3개월 할부 결제했고 2개월분이 아직 결제되지 않아서 할부항변권을 신청했다. 카드사에 신청이 접수된다면 환불될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계좌이체나 일시불 카드 결제를 한 분들은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제보자 중 B, C씨는 카드 일시불로, D씨는 계좌이체로 결제가 진행돼 금액이 의원 측에 묶여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제보자들은 피해를 구제받기 위해 한국소비자원, 일선 보건소, 대한법률구조공단 등에 개별적으로 연락해 문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제보자들은 고소 등 법적 절차도 검토하고 있지만, 비용 부담이 커 고심하고 있다.

박정문 법무법인 일로 변호사는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소송 등의 법적 절차가 아닌 기관들을 통한 구제는 일련의 제약이 있어 실질적인 도움을 받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며 "소액 피해자들이 모여 공동으로 변호사를 선임해 민·형사적 대응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카드 할부 잔액이 남아 있다면 카드사에 할부항변권을 사용해 할 수 있다"면서도 "계좌이체나 현금으로 결제했다면 형사 합의금 혹은 민사 소송으로 (환불)받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의원 측은 전날 아주경제와 통화를 마친 뒤 "환불이 지연돼 불편을 끼쳐드린 환자분들께 깊이 사과드린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보냈다.

폐업 공지가 일부 고객에만 전달된 것과 관련해서는 "7월 30일자 진료 종료를 결정하고 7월 초·중순부터 순차 안내를 드렸으나, 연락처 누락과 시스템 오류로 안내받지 못한 분들이 계셨다"며 "저희 관리 부실이며 현재 다시 안내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6월까지는 정상 운영했고, 폐업은 7월 들어 결정된 사안으로 7월 이벤트는 새로 돈을 받은 것이 아니라 기존 고객분들의 남은 적립금을 쓰도록 마련한 것이다. 폐업을 앞두고 돈을 받았다는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폐업 직후부터 가용 자금 범위 내에서 환불해 왔으나 자금이 소진되며 지연됐다"며 "현재 병원 양도를 추진 중이고, 재원을 확보해 회생 전에 가능한 범위까지 최대한 환불이 이뤄지도록 하겠다. 부족한 부분은 회생절차를 통해 공평하게 변제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회생절차) 신청 준비는 2~3주, 개시결정까지 약 1개월, 인가까지 통상 6개월 안팎이 소요될 것 같다"며 "회생은 책임을 피하는 절차가 아니라 법원 감독 아래 최대한 변제하기 위한 절차"라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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