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성의 현실중국] 중국산 에어콘을 웃돈 주고 산다...유럽 열광시킨 메이디

유럽의 한 소비자가 메이디의 에어콘 포타스플릿을 직접 설치하고 있다 사진시나웨이보 캡처
유럽의 한 소비자가 메이디의 에어콘 포타스플릿을 직접 설치하고 있다. [사진=시나웨이보 캡처]
중국의 가전업체인 메이디(美的, Midea)가 출시한 에어콘 '포타스플릿(PortaSplit)'이 유럽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유럽 현지 매체들이 전하는 포타스플릿의 인기는 가히 이례적이다. 

독일에서는 포타스플릿을 구매하기 위해 재고가 있는 대리점까지 수백 ㎞를 운전했다는 소비자가 등장했다. 실시간 재고 상황을 알려주는 유료 사이트까지 생겼다. 일부 국가에서는 제품이 품절되자 기판매된 제품을 신제품의 두세 배 가격에 되파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유럽의 SNS에는 "내 인생 최고의 투자였다" "왜 이제야 샀는지 모르겠다"는 사용 후기가 이어지고 있다. 대부분의 유럽 매장에서 제품은 품절된 상태다.

이 같은 흥행은 메이디도 예상하지 못했다. 메이디의 중국 공장에는 6월 이후 17만 대의 추가 주문이 쏟아져 들어왔다. 메이디는 독일·프랑스·영국·스페인 등 서유럽에서 올해 상반기 에어컨 판매가 전년 대비 70% 이상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포타스플릿이 성공한 이유는 단순히 폭염 덕분만은 아니다. 제품 자체가 유럽 시장을 위해 설계됐기 때문이다. 

이 제품은 벽에 구멍을 뚫지 않아도 장착이 가능하다. 창문 거치대를 설치하고 실외기를 창문 밖에 장착할 수 있다. 실외기와 실내기를 연결하는 냉매 배관을 얇고 넓게 만들어 창문을 닫아도 문제가 없도록 했다. 유럽의 주택은 벽에 구멍을 뚫기 위해서는 행정관청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소비자가 직접 설치할 수 있기 때문에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 설치 기사를 부를 필요가 없다. 프랑스에서는 냉매 2kg을 초과하면 전문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 냉매를 1.99kg으로 낮췄다. 야간 소음과 에너지 효율 등급도 유럽 규정에 맞췄다. 

메이디는 독일에 R&D 센터를, 이탈리아에 디자인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제품을 개발한 후 제조는 중국에서 이뤄진다. 제품 개발 과정에서 메이디의 R&D 인력은 현지 가정을 직접 방문하고 소비자 조사를 반복했다. 창문 형태가 국가마다 다른 점을 반영해 거치대를 수십 차례 개선했고, 유럽인이 원하는 설치 방식을 제품 설계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그리고 프랑스의 냉매 규정, 독일의 소음 기준, 스위스의 에너지 효율 기준까지 고려해 제품을 설계했다. 

'중국에서 만든 제품을 해외에 파는' 방식이 아니라 '유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럽에서 기획한 제품을 중국의 제조 역량으로 완성한' 셈이다. 중국 네티즌들은 메이디의 해외 영업팀, 법무팀, 디자인팀 모두가 특별 보너스를 받아야 한다고 평가한다. 

유럽에도 가전 업체들은 많다. 하지만 유럽 업체들이 해결하지 못한 소비자 고통 지점을 중국 업체인 메이디가 해결해 낸 셈이다. 그 이면에는 문제 해결을 위한 기술진들의 집념이 있을 것임은 자명한 이치다. 

유럽의 폭염이 포타스플릿의 판매를 폭발시킨 것은 맞지만, 품절 사태를 만든 것은 기후가 아니라 제품 경쟁력이었다. 중국 제조업의 경쟁력은 더 이상 '저렴한 가격'에만 있지 않다는 점이 다시 한 번 증명됐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