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의 외형은 축소되고 있지만 사업장 부실 위험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방에 집중됐던 경·공매 사업장의 부담도 수도권에서 커지면서 PF 부실 정리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3월 말 PF 익스포저는 169조8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조5000억원 줄었다. 그러나 사업성 평가 결과 유의(C)·부실우려(D) 여신은 16조4000억원으로 오히려 1조7000억원 늘었다. 2분기 금융권 경·공매 추진 PF 사업장 잔액도 분기 평균 기준 11조2000억원으로 4개 분기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고금리와 건설 원가 상승으로 수익성이 떨어진 데다 분양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는 사업장이 늘어난 영향이다. PF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사업성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사업장부터 정상화되면서 남아 있는 사업장의 부실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PF 부실이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다. 2분기 경·공매 추진 사업장은 서울 1조원, 인천·경기 4조5000억원, 지방 5조9000억원 규모였다. 3월 말에는 서울 9190억원, 인천·경기 3조7970억원, 지방 4조8000억원이었다. 지방의 경·공매 물량이 여전히 가장 많지만 서울과 인천·경기에서도 잔액이 일제히 늘면서 PF 부실 사업장 적체가 전국적으로 심화하는 모습이다.
경·공매에 들어간 사업장을 실제로 처분하는 여건도 쉽지 않다. 법원경매정보에 따르면 부동산 경매 매각가율은 2024년 하반기 72.3%를 정점으로 하락세를 이어가며 지난 5월에는 58.2%까지 떨어졌다. PF 사업장 경·공매와 직접 일치하는 지표는 아니지만 부동산 경매시장 전반의 매수 여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PF 사업장 처분 여건 역시 악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매각가율이 낮아질수록 사업장 정리 과정에서 담보가치를 충분히 회수하기도 어려워진다.
문제는 부실 사업장이 늘어나는 것과 달리 이를 털어내는 속도는 오히려 느려지고 있다는 점이다. 1분기 PF 사업장 정리·재구조화 규모는 4000억원으로 전분기 2조원보다 80% 줄었다. 경·공매 물량이 쌓이는 상황에서 매각 여건까지 악화하면서 부실 사업장 정리에 걸리는 시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호준 한국신용평가 애널리스트는 "시장금리 상승과 부동산 시장 양극화 등 비우호적인 시장 여건이 지속되면서 정리·재구조화 실적 감소와 유의 이하 사업장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며 "본PF 만기도래와 분양성과 부진 장기화 흐름을 감안할 때 본PF 단계의 부실 사업장 증가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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