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가 경영 참여"…KAI 노조, 한화 기업결합 '반대'

  • 구매 독립성 훼손·정보 유출 우려

한국항공우주산업 본관사진KAI
한국항공우주산업 본관.[사진=KAI]
한화그룹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을 15% 이상 확보하며 경영 참여를 나선 가운데 노조에서 기업 결합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항공 분야에서는 공급업체, 우주 분야에서는 경쟁업체인 한화가 KAI 경영에 참여할 경우 이해 상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KAI 노조는 12일 입장문을 내고 공정거래위원회에 KAI 한화 기업결합심사 불허를 촉구했다. 한화그룹이 KAI 지분을 지속적으로 매입해 지난 10일 기준 15.89%를 확보하고, 지분 보유 목적을 '경영 참여'로 변경한 것에 대한 반발이다.

노조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이 KAI의 주요 공급업체라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T-50 계열 엔진을 공급하고 KF-21 최초 양산 부품 17종에 대해 4731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한화시스템 역시 LAH와 KF-21에 항공전자장비 등을 공급하고 있다.

노조는 한화가 KAI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할 경우 한화 계열사 제품이 우선적으로 채택되거나 경쟁 부품업체의 사업 기회가 축소되는 등 독립적인 구매·공급망 의사결정이 훼손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우주사업에서 양사가 경쟁 관계라는 점도 강조했다. KAI와 한화시스템은 올해 말 발표 예정인 국방과학연구소(ADD)의 초소형위성체계 합성개구레이다(SAR) 위성 사업을 놓고 경쟁 중이다. 한화가 KAI 경영에 참여할 경우 입찰가격과 사업원가, 기술개발 전략 등 경쟁상 민감정보에 접근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과거 한화와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 사례도 근거로 들었다. 당시 공정위가 함정부품 공급업체와 함정 건조업체 간 결합에 따른 가격 차별과 영업비밀 유출 가능성 등을 우려해 시정조치를 부과한 만큼, 공급관계와 경쟁관계가 동시에 얽힌 한화와 KAI의 기업결합은 더욱 엄격하게 심사해야 한다는 게 노조의 입장이다.

KAI 노조 관계자는 '항공·우주산업은 국가가 막대한 예산과 장기간의 연구개발을 통해 형성한 전략 산업이고 독립적인 경쟁구조가 훼손되면 새로운 사업자가 이를 대신하기도 어렵다"며 "경쟁을 보호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경쟁업체가 경쟁 상대방의 경영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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