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과 인증 평가는 한 몸"…강소대학, '통합 운영체계'로 생존 돌파구 찾아야

  • 2026 대한민국 강소대학 EXPO 개최…임상혁 추계예대 총장 "대학 정체성·특성화·실행력에서 경쟁력 갈려"

  • 안세근 전 한국대학평가원장 "AI·IR로 품질보증"…안상두 인증운영위원장 "인증·혁신사업 통합 관리 필수"

  • 4주기 평가 매핑(Mapping) 전략부터 총장 리더십까지 세밀한 생존 해법 제시…8개 대학 우수·협력 사례 공유

추계예술대학교 등 8개 대학은 19일 서울 서초구 더 리버사이드 호텔 노벨라홀에서 2026년 대한민국 강소대학 EXPO를 개최했다 엑스포에 참석한 각 대학 총장과 보직자 혁신지원사업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추계예대
추계예술대학교 등 8개 대학은 19일 서울 서초구 더 리버사이드 호텔 노벨라홀에서 '2026년 대한민국 강소대학 EXPO'를 개최했다. 엑스포에 참석한 각 대학 총장과 보직자, 혁신지원사업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추계예대]
학령인구 감소와 재정 위기 등 고등교육 생태계의 지각변동 속에서 강소대학들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대학기관평가인증과 대학혁신지원사업을 '하나의 운영체계'로 통합해 대응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제한된 인력과 재원을 극복하기 위해 일회성 성과나 보여주기식 서류 작업에 매몰되지 않고, 두 제도의 유기적 연계를 통해 실질적인 체질 개선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19일 서울 서초구 더 리버사이드 호텔 노벨라홀에서 추계예술대학교 등 8개 대학의 공동 주관으로 '2026년 대한민국 강소대학 EXPO'가 개최됐다. '인공지능(AI)·IR 기반 대학혁신'을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각 대학 총장과 보직자, 혁신지원사업 관계자들이 참석해 대학의 발전 방향과 생존 전략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임상혁 추계예대 총장은 개회사를 통해 "이번 엑스포의 의미는 각자의 혁신을 우리의 혁신으로 확장하는 것"이라며 "강소대학의 경쟁력은 대학의 물리적 규모가 아니라 분명한 정체성과 특성화,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실행력,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세심한 지원에서 갈린다"고 강조했다.
 
이어 축사에 나선 안세근 전 한국대학평가원장(건국대 명예교수)은 "현재 대학은 학령인구 감소, 대학기관평가인증 등 제도 변화, 무전공 확대, 인공지능 확산 등 복합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이를 개별 사업과 부서 차원으로 분리해 대응해서는 지속가능한 혁신을 만들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안 전 원장은 "AI가 교육의 내용과 방법을 확장하는 힘이라면, IR은 그 변화가 실제 학생의 성장으로 이어지는지를 근거에 따라 확인하는 힘"이라며 "대학평가가 단순히 대학을 줄 세우거나 실패와 성공을 나누는 시험이 되어서는 안 되며, 약속한 교육을 실제로 운영하는지 확인하고 개선을 돕는 품질보증의 과정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의 핵심이었던 기조강연에서는 안상두 한국대학평가원 인증운영위원회 위원장이 강단에 올라 '강소대학의 대학기관평가인증 대응 전략: 대학혁신지원사업과의 연계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안 위원장은 소규모 강소대학들이 처한 현실부터 짚었다. 그는 "강소대학은 직원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한 사람이 일당백의 다중 업무를 수행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며 "앵커(구 라이즈) 사업, 글로컬 대학, 구조 적정화, AI 디지털 전환 등 정부가 쏟아내는 수많은 정책에 개별적으로 분절 대응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안 위원장은 중국 고사(故事) '상유정책하유대책(上有政策下有對策)'을 인용하며, 정부 정책을 단순히 회피하거나 턱걸이로 최소 기준만 맞추려는 '부정적 대책'에 대해 경고했다. 그는 "재정지원사업 선정만을 목표로 대학의 역량을 초과하는 무리한 구조조정이나 무분별한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나선다면, 이는 가랑이가 찢어지는 결과를 낳아 결국 부메랑이 되어 대학의 목을 조를 것"이라며 "대학의 정체성에 맞는 전략적 적합성을 면밀히 따져 긍정적이고 책임감 있는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이 제시한 생존 해법의 핵심은 '통합 운영체계'의 구축이다. 특히 2024년부터 교육부가 대학기관평가인증을 정부 재정지원사업의 필수 자격 요건으로 삼으면서, 인증을 받지 못할 경우 혁신지원사업비는 물론 학생들의 국가장학금과 학자금 대출까지 전면 차단되는 최악의 위기가 발생할 수 있음을 환기시켰다.
 
그는 "대학기관평가인증은 고등교육기관으로서 교육의 질을 보장하는 최소한의 '올바른 기준'을 확인하는 과정이고, 대학혁신지원사업은 막대한 자원을 투입해 대학의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내며 '잘하는 것'을 요구하는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안 위원장은 "이 두 가지를 따로 떼어놓고 준비하면 매년 돌아가는 혁신사업과 3~5년 주기인 인증 평가 사이에서 구성원들의 업무는 두 배로 가중되고 증빙 자료는 파편화된다"며 "혁신사업을 진행하면서 창출된 성과와 보고서가 곧 인증의 탄탄한 증빙 자료로 자연스럽게 치환되도록 '하나의 운영체계' 안에서 톱니바퀴처럼 통합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일 열린 2026년 대한민국 강소대학 EXPO에서 안상두 한국대학평가원 인증운영위원회 위원장이 강소대학의 대학기관평가인증 대응 전략 대학혁신지원사업과의 연계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추계예대
19일 열린 '2026년 대한민국 강소대학 EXPO'에서 안상두 한국대학평가원 인증운영위원회 위원장이 '강소대학의 대학기관평가인증 대응 전략: 대학혁신지원사업과의 연계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추계예대]
2026년부터 새롭게 도입된 4주기 대학기관평가인증 체제에 대한 대응 방안도 제시됐다. 안 위원장은 "4주기 평가에서는 기존의 1영역과 5영역이 완전히 통합되어 대학 경영의 거시적 틀 안에서 사회적 책무와 성과를 묶어 종합 평가한다"며 "특히 5명의 평가위원 중 단장이 자신의 담당 영역뿐만 아니라 1영역부터 4영역까지 대학 운영 전체를 통합해 심사하는 체제로 바뀌었기 때문에, 과거처럼 부서별로 쪼개어 방어하는 파편적 대응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실무적 연계 방법론으로 '매핑(Mapping)' 전략을 제안했다. 인증 편람에 명시된 24개의 평가 준거(주요 점검 사항)을 혁신지원사업의 세부 과제들과 일대일로 촘촘히 연결하라는 것이다.
 
그는 "인증에서 요구하는 지표의 정의와 산식을 혁신사업에서도 한 치의 오차 없이 동일하게 사용하고, 정보공시 자료를 공통의 원자료로 삼아 수치의 불일치를 원천 차단해야 한다"며 "인증 점검 과정에서 취약점으로 드러난 부분은 방치하지 말고 새로운 혁신 과제로 설정해 예산을 즉각 투입하고 보완해 나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평가 기준이나 지표 해석이 모호할 때는 타 대학의 소문이나 관행에 의존하지 말고, 반드시 한국대학평가원에 이메일 등 공식적인 경로로 질의하여 책임 있는 공식 답변을 근거로 삼을 것을 강하게 주문했다.
 
사업의 지속 가능성과 총장의 리더십에 대한 당부도 이어졌다. 안 위원장은 "강소대학에서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은 혁신사업이 단지 예산을 소진하기 위한 '사업을 위한 사업', '일회성 성과를 위한 행사'로 끝나는 경우"라며 "의미 있는 성과가 도출되었다면 반드시 대학의 공식 규정 개정, 정규 조직 및 인력 반영, 본예산 편성 등을 통해 사업 종료 후 정부 지원이 끊기더라도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철저히 '제도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소규모 강소대학일수록 대학의 존망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총장의 역할에 대해 "총장이 모든 세부 계획을 직접 세우고 절대적 권력으로 지시를 내리는 독단적 리더십은 단기적으로는 추진력이 있어 보일지 몰라도, 결국 조직의 자율성을 해치고 대학을 낭떠러지로 몰고 가는 위험한 행위"라고 꼬집었다.
 
그는 "총장은 통합 운영체계가 톱니바퀴처럼 제대로 작동하도록 인력과 자원을 합리적으로 재배분하고, 끊임없이 현장에 질문하고 점검하며, 실무자들이 스스럼없이 부서의 취약점과 부정적인 의견도 보고할 수 있는 건강하고 유연한 조직 문화를 조성하는 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강소대학 엑스포 오후 세션에서는 안 위원장의 기조강연에 이어 강소대학 간 실질적인 협력과 혁신 방안을 모색하는 프로그램들이 진행됐다. 이태희 한양대 교육혁신처 부장이 '대학 공유협력 교육으로의 초대: AI 리터러시 교육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해 대학 간 연합 교육의 가능성을 가늠했다.
 
이어 각 대학이 현장에서 치열하게 고민한 혁신 사례들이 소개됐다. 류정호 인천가톨릭대 대학IR센터 팀장의 '자유전공 입학생 교육성과 분석 사례'를 비롯해, 정재민 추계예술대 대학혁신지원사업단 단장의 '재학생 유지정착을 위한 전교적 협력 지원 체계 구축·운영', 위수인 대신대 대학혁신지원사업단 단장의 '공학계열 없는 대학이 만든 비공학계 AI 교육 모델(DSU AI for ALL)' 등이 참석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밖에도 칼빈대의 ESG 지역사회 연계프로젝트 교과화, 영남신학대의 학생역량관리시스템(Young Shiny) 구축 사례, 예수대의 지역기관 연계 교양 교과 개발 운영 사례, 평택대의 실천적 교육 혁신 모델인 비교과 프로그램(Team up) 운영 사례, 한라대의 AI 리터러시 기반 미래인재 양성 프로젝트 등 8개 강소대학의 성공 방정식이 아낌없이 공유됐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