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시중 월세 물건을 전세로 전환해 공급하는 새로운 방식의 주거지원 사업을 추진한다. 임차인은 월세보다 낮은 비용으로 전세에 거주하고, 임대인은 공공기관을 통해 전세금 운용수익을 매월 받는 구조다.
국토교통부는 8·13 주택 신속공급 방안의 후속조치로 전월세 안정화기구를 활용한 ‘전월세 안심신탁사업’을 추진한다고 20일 밝혔다.
전월세 안심신탁은 시중의 월세 물건을 전세로 전환해 임차인에게 공급하는 사업이다. 전월세 안정화기구와 임대인, 임차인이 3자 간 전월세 계약을 체결한 뒤 임차인이 전세금을 기구에 예치하면, 기구가 전세금을 투자·운용해 임대인에게 월세에 준하는 운용수익을 제공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전세금 예치와 운용, 반환, 임대인·임차인 모집 등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한다.
임차인은 월세 대신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전세에 거주할 수 있다. 전세금은 안정화기구가 관리해 전세사기 위험도 차단된다. 국토부는 시중 전월세전환율이 5~6%대인 반면 전세대출금리는 3~4%대인 만큼 임차인의 주거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정화기구가 전세금을 예탁받고 추후 반환도 책임지는 만큼 임차인은 별도 전세금반환보증이나 전세대출보증에 가입할 필요가 없어 보증료 부담도 줄어든다.
임대인도 전세금 운용수익을 월세 형태로 매월 받을 수 있다. 안정화기구는 전세금 등을 기반으로 주택공급활성화펀드를 조성해 주택건설사업장에 HUG 보증부 PF대출 등으로 운용하고, 연 4%대 이자수익을 창출해 임대인에게 지급할 예정이다.
등록 임대사업자가 사업에 참여할 경우 임대보증금반환보증 가입의무가 면제돼 보증료 부담도 줄어든다. 임대인 소득에 대해서는 세제지원도 추진한다.
서울 등 규제지역에서 지방으로 이주하는 임대인은 주택연금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 경우 전월세 안심신탁을 통한 월세 수입 외에 주택연금 수령도 가능해진다.
정부는 전월세 안심신탁을 주택 유형 제한 없이 일반 임대인과 임차인을 대상으로 별도 공모를 통해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시세 20억원 이하 주택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시세 대비 전세금 규모가 과도한지 여부와 위반 건축물 여부 등을 기본 검증한다.
사업 참여 방식은 두 가지다. 임대인이 먼저 참여를 신청한 뒤 안정화기구가 임차인 모집을 돕는 방식과, 임대인과 임차인이 미리 전세금 수준을 협의한 뒤 함께 사업 참여를 신청하는 방식을 병행한다.
LH 매입임대주택 일부도 안정화기구를 통해 시범 공급한다. 국토부는 올해 500호를 시범 공급해 무주택 청년 세대의 주거부담을 낮출 계획이다.
구체적인 사업 절차와 약정서 내용, 월세수익률 등은 9월 말 사업 공고를 통해 공개된다. 사업 참여를 원하는 임대인과 임차인은 HUG 홈페이지와 전국 지사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신청 접수는 10월부터 시작되며, 11월부터 3자 약정 체결과 계약금 예치가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입주는 연말부터 지원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은 전세사기 이후 월세화가 빨라지는 상황 속 전세 기피와 월세 부담을 동시에 완화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다만 실제 참여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운용수익률과 전세금 반환 안정성에 대한 신뢰 확보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김이탁 국토부 제1차관은 “앞으로 전월세 안정화기구를 통해 임차인은 전세금 반환 위험을, 임대인은 월세 연체 부담을 내려놓고 임대차계약을 안심하고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전월세 안심신탁 사업이 성과를 내고 더욱 고도화되면 임차인은 전세 거주 효과, 임대인은 월세 수익 효과를 볼 수 있는 현재 방식뿐 아니라 임대차시장 건전화를 위한 다양한 계약 방식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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